대학 ESG 경영의 일환…수료 후 ‘전문위원’ 자격

ESG 교육 현장 – 건국대 KEAP 과정

[ESG 리뷰]



건국대는 2023년 1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최고경영자(CEO) 과정인 KEAP(KU ESG Advanced Program)를 개설한다. 이 과정은 건국대가 수립 중인 23개의 ESG 경영 과제 중 하나다. 건국대의 강점인 부동산과 그린·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역량을 결집했다. 과정 수료 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등록된 ‘ESG 경영 전문위원’ 민간 자격을 수여받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가 KEAP 과정의 기획·추진을 이끌고 있다. 윤 교수는 현대자동차 기획·인사·CSR 분야의 현장 전문가 출신으로, 현재 건국대 산학협력단장과 ESG지원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 건국대는 후발 주자로 ESG 교육 과정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과정을 새로 개설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KEAP 과정 개설은 한국의 사학 최초로 ESG 경영을 도입한 건국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입니다. 건국대는 2022년 4월 ESG 관련 23개 경영 과제를 수립했습니다. 그중 ESG지원단은 청년 친화형 기업 ESG 지원 사업, ESG 경영 비학위 과정 운영, ESG 위원회 설치 및 운영, ESG 브리프 발간, ESG 민간 자격 운영, KU ESG 인증 체계 구축 등 총 6개 과제를 수행 중입니다. 대학 차원의 중·장기적 ESG 사업을 기반으로 KEAP 과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과정 개설이 다소 늦어진 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ESG 교육 프로그램을 먼저 개설하고 ESG 경영을 확산하는 것과 학교 자체에서 ESG 경영을 추진하며 내부 공감대를 확보한 상태에서 ESG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KEAP는 건국대의 ESG 경영 철학과 노하우를 집대성한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ESG지원단 역시 상시 조직화를 추진 중입니다. KEAP 과정이 ESG 경영 확산의 플랫폼이 되도록 대학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 KEAP 과정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건국대의 강점인 환경 경영과 친환경 부동산, 글로벌 부동산 지속 가능성 평가(GRESB) 강의가 커리큘럼에 녹아 있습니다. 그린·바이오·ICT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동은 건국대 융합과학기술원 원장, 이현석 부동산도시연구원 원장이 교수진으로 참여해 ESG 경영의 실무 적용을 돕고 있죠. 세부적으로는 커리큘럼을 3개의 ESG 트랙(인사이트·경영·경영컨설팅)으로 구분해 기본 학습에서 시작해 실무적이고 심화된 내용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KEAP 과정이 단순한 청강에 그치지 않도록 액션 러닝, 보고서 세미나 등 현장 사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동적 수업 방식을 도입했어요. 개괄적 내용에서 벗어나 산업별로 특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것도 KEAP 과정의 특징입니다. 앞으로 인재 관리, 다양성, 젠더, 협력사 관리 등 다양한 현장 이슈를 반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 세부 커리큘럼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ESG에 대한 거시적 주제를 먼저 학습하고 최종적으로는 경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트랙 알파(α)는 ‘ESG 인사이트’로, 국내외 ESG 경영 최신 동향과 전략을 탐색해 조직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그다음은 트랙 베타(β)인 ‘ESG 경영’으로 넘어가 환경 경영, 지속 가능 금융, 기업 지배 구조 등 분야별 동향을 학습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이후 마지막 트랙인 시그마(Σ)에서는 ESG 경영 컨설팅 보고서 우수 사례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실제 ESG 경영 전문위원으로서 역량을 갖추게 됩니다. 경영전문대학원과 융합과학기술원, 부동산도시연구원 교수, 외부에서는 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협회 한국 대표, 글로벌 컨설팅 그룹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한국오라클의 ESG 전문 임원 등이 강사진으로 참여해 경쟁력을 높입니다. KEAP를 수료하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등록된 ‘ESG 경영 전문위원’ 민간 자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모집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1기 과정은 1~2월 중 모집을 진행하고 3월부터 교육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1기 모집은 1월부터 건국대 ESG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받고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합니다. 총 20명 내외 인원으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 ESG 교육에서 현장 학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 인력은 단순한 지식과 정보의 습득을 넘어 실무 능력과 실행력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ESG 가치를 체화하고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현장 학습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죠. 이미 건국대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청년 친화형 기업 ESG 지원 사업’에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청년 120명을 대상으로 ESG 직무 교육과 일 경험을 진행했습니다. 최고경영자 과정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교과 이수가 아닙니다. 교육 커리큘럼을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 Project Based Learning) 방식으로 진행하고 전문 ESG 경영 컨설턴트와 함께 경영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현장 시뮬레이션형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 청년 ESG 전문가 양성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실제 기업에서 기획·인사 분야 실무자로서 절감한 것은 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입니다. 특히 ESG는 경영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대학의 역할이 중요해요. 건국대는 교육(training)과 인력 개발(development)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과정을 적극적으로 개설하고 있습니다. KEAP 외에도 2023년 신입생과 2년 차 학부생을 대상으로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ESG 분야 모듈형 과정’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일정 학점을 이수한 학생들에게는 인증서를 제공합니다. 현장 프로젝트 수행과 수업을 병행해 능동적인 참여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ESG 경영 회의론도 확산되고 있어요.

“ESG 회의론이 등장한 것은 ESG를 상업적 시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의 변화를 통해 삶의 터전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활동입니다. ESG는 사라지는 개념이 아닙니다. ESG를 지칭하는 이름은 바뀔 수 있지만 각 분야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ESG라는 명칭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 한국의 방식이죠. 미국과 유럽은 ESG보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명칭에 집중하기보다 본질적 접근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413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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