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 예산 5000억원 달성…2025 태백시 재도약 이룬다
지난 민선 8기 지방 선거에서 만 49세의 젊은 나이로 승전고를 울린 이상호 태백시장은 기득권을 위해 일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탄광 산업으로 호황기의 태백을 누린 이들이 아닌 지역 소멸 위기를 겪는 지금의 태백을 지탱하는 이들의 시장이 되겠다는 약속이다.
태백시 인구는 지난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4만 명이 무너졌다. 10년 새 1만 명 가까운 인구가 줄어든 셈이다. 태백시 경제를 책임지던 탄광 산업이 쇠퇴기를 맞으며 갈수록 시 재정도 악화 일로로 걷고 있다. 이 시장이 선거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 태백을 살리겠다는 생각,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어 제2의 태백시 전성기를 열겠다는 소명 의식이 작동했다. 태백 시민들은 젊은 일꾼의 손을 들어 줬다.
취임 이후 태백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선거 공약 제1호였던 태백시 1년 예산 5000억원 달성을 지난해 이뤘습니다. 세종시 정부 부처는 물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 기업 총수들까지 직접 만나며 태백시의 재정 확보에 열을 올린 결과입니다. 태백 시정을 익히기 위해 저녁 식사 자리는 아예 잡지 않고 있습니다. 아침 8시 출근하면 9시까지 그날 해야 할 일이나 결재 건을 처리하고 낮에는 회의와 민원 해결로 사람 만난 뒤 남들이 퇴근한 저녁 6시 이후면 혼자 조용히 앉아 태백 시정과 사업 검토안 등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며 보냈습니다. 새벽 2~3시면 눈이 저절로 떠집니다. 낮에 처리하지 못한 현안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고 자면서도 일하는 꿈을 꿉니다. 2025년을 태백시 재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시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1분 1초가 아까워요.”
젊은 시장이 취임한 후부터 시청 공무원들도 바빠졌다고 합니다.
“시간이 남으면 밖에 나가 한 명이라도 더 시민을 만나고 직접 현장을 익히라고 지시했습니다. 태백시의회에서 시청 직원을 찾으면 기존에는 팀장이 사업 보고를 하러 갔지만 지금은 국·과장급의 부서장이 직접 시의원을 만나 사업을 설명하라고도 했습니다. 진행 중인 사업의 세부 사항까지 책임자가 잘 익히라는 뜻이기도 하고 일선 현장에서 뛰는 팀장들이 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의도이기도 합니다. 동주민센터 동장실도 모두 별도 방이 아니라 밖으로 빼라고 했습니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거죠. 답은 현장에 있어요. 우리 태백 시민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결정권자가 들어야 개선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현재 태백시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입니까.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조치로 전국 대부분의 탄광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마지막 탄광인 장성광업소도 2024년이면 문을 닫습니다. 주민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거죠. 대체 산업을 찾으려는 노력을 다분히 해왔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우선 경제 성장 속도가 바로 가시화되는 관광에 힘을 줄 생각입니다. 올해를 태백 관광 재도약의 해로 삼은 이유입니다. 주어진 관광 자원을 활용해 태백을 ‘고원 관광 휴양 레저스포츠 도시’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려고 합니다.”
관광 자원도 재정비하고 있나요.
“3개의 고원 지대 트레킹 코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함백산 헬기장부터 절골 친수 공간과 몽토랑산양목장을 잇는 코스가 첫째입니다. 용연동굴부터 바람의 언덕, 해바라기축제장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잇는 코스, 오로라파크에서 통리탄탄파크를 거쳐 삼척으로 건너가 미인폭포와 하이원 추추파크까지 이어지는 코스도 있습니다. 모두 1박 2일 일정으로 구성해 체류형 관광으로 거듭나도록 한 것도 특징이죠. 저녁 시간에 여유롭게 지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황지동과 상장동 일대에 야간 경관 명소 조성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고 태백시 곳곳에 캠핑장도 만들고 있습니다. 매봉산에 모습을 보일 숲속의 야영장과 태백산국립공원 자연 휴양림 일대 캠핑장 등인데 조성을 마치면 올여름 홈쇼핑 방송을 통해 태백 캠핑 여행 상품을 직접 판매할 계획도 세워 놓았습니다.”
태백 관광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고원 지대인 태백에는 미세먼지나 황사가 전혀 없습니다. 산소의 질이 그만큼 뛰어나죠. 여담이지만 평소 주량이 소주 1병인 사람이 태백에 오면 2병도 너끈히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에도 섭씨 영상 23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아 모기가 없고 태백 사람들은 에어컨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름 온도가 낮으니 태백 O2 리조트는 여름 골퍼들의 성지로 통합니다. 청정한 공기와 상쾌한 여름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태백의 모든 장점을 하나로 엮어 ‘여름 도시 태백’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도 내놓을 참입니다. 이 밖에 웰니스 항노화 산업 특화 단지 안에 태백형 클라인가르텐 사업인 복합 힐링센터를 조성 중인데 스포츠 헬스케어, 산림치유센터, 숲속 힐링 도서관 등 시설을 갖춰 다양한 휴식과 힐링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지 훈련과 각종 스포츠 대회 유치 확대를 위한 청정 스포츠센터까지 완공되면 ‘휴식과 레저 도시’ 태백의 면모는 더욱 확고해집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촬영한 곳은 방송 세트장을 일부 복원해 드라마 여행지 명소로도 이름을 알리는 중이고 ‘태양의 열차’라는 관광 열차 사업도 2023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관광 활성화 이후의 발전 방향도 알려 주십시오.
“2023년이 관광의 해라면 2024년은 스포츠 도시 재도약의 해입니다. 우선 함백산 태백선수촌 일대 국가대표 다목적 체육관 건립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으로 사계절 전천후 에어 돔 구장도 갖추게 됐습니다. 선수단이 머무르는 전지 훈련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시설을 관리하는 상주 인구를 비롯해 방문객 확대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큽니다. 이미 지난해 전국 단위 42개, 도 단위 17개 등 59개 대회를 개최하며 1000억원이 넘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2021년 스포츠 경제 효과 696억원의 2배 수준입니다.”
2025년 태백시 재도약의 해는 어떤 의미입니까.
“진행 중인 사업 중에 총사업비 2450억원 규모의 태백 교정 시설과 순직 산업 전사를 추모하는 순직 산업 전사 위령탑 성역화 사업 등은 태백시 인구 유입과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큰 프로젝트입니다. 이와 함께 총사업비 425억원 규모의 탄광 역사 문화 체험관, 석탄 산업 기념관, 테마 산책로 등도 조성 중이죠. 희귀 광물 산업 단지 조성도 태백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SK에코플랜트와 STX 등 2개 기업과 이미 업무협약도 맺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고속도로 경유나 준고속철도 조기 도입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인프라와 사업이 모여 2025년 태백시 재도약의 꿈을 이루려고 합니다. 3년 뒤 태백시의 발전을 기대해 주십시오.”
글 이선정 sjlgh@hankyung.com
사진 손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