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경제] 한국 외환 시장, 70년만의 변화

[숫자로 본 경제]70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70년 넘게 유지돼 온 한국 외환 시장 구조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해외에 소재한 외국 금융회사가 한국 은행 간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외환 시장의 빗장을 풀고 개장 시간도 런던 금융 시장의 마감 시간인 한국 시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겠다고 2월 7일 밝혔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외환은 나라 안과 밖의 자본이 왕래하는 길”이라며 “나라 밖과 연결되는 수십 년 된 낡은 2차로의 비포장도로를 4차로의 매끄러운 포장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비로 달러·유로·엔 등 세계 주요 통화는 역외에서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고 국적·법적 지위와 관련 없이 금융회사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도 2010년 이후 역외 위안화 시장을 개설·확대하고 올해부터 역내 외환 시장의 거래 시간을 새벽 3시까지 연장했다. 반면 원화는 역외 외환 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고 한국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 데다 해외 소재 외국 금융회사는 한국 은행 간 외환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외국 금융회사의 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거래 시간도 연장해 국내외 투자자 모두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경로로 원화를 환전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시장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원화 표시 자산 매력도도 올라가는 한편 한국 금융회사의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외환 시장 구조 개선 방안 시행 목표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정부는 앞으로 공론화와 법령 개정, 은행권 준비 등을 거칠 계획이다.11년
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배당 증가 등에 힘입어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월 8일 발표한 국제 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경상 수지는 26억8000만 달러(약 3조382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11월(마이너스 2억2000만 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36억9000만 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298억3000만 달러로 2021년(852억3000만 달러)의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연간 경상 수지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한국은행의 전망치(250억 달러)는 넘어섰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연간 흑자 규모가 2021년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됐지만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정보기술(IT) 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상 수지 흑자 폭 축소는 일본·독일 같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출 강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10명 중 8명
경기도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경제 위기로 스트레스가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도민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를 토대로 ‘위기 상황에서의 취약 계층 정신 건강 실태 및 정책적 대응 방안’ 보고서를 2월 9일 발간했다.

조사 결과 3고로 인해 스트레스가 늘었다는 응답자가 84.5%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스트레스가 늘었다는 응답률 72.3%보다 12.2%포인트 높다. 우울증 심각도(PHQ-9 척도 : 0~27점)에서는 ‘우울증에 해당된다’가 2021년 3월 조사 때 16.5%에서 56.8%로 증가했다.
가구 특성별로는 기초 생활 수급 가구가 비수급 가구보다, 가구 형태별로는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우울 수준이 높게 나왔다.해시태그 경제 용어
#행동주의 펀드
주주 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를 위해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의 지분을 확보한 뒤 기업의 지배 구조(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투자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다.

이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는 일정 지분(의결권)을 확보한 후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이나 재무 구조 개선, 지배 구조 개편 등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때로는 회사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기업을 상장 폐지시키고 구조 조정을 통해 차익을 얻는 수단으로 M&A를 활용하기도 해 ‘기업 사냥꾼’이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2003년 SK를 상대로 7559억원의 차익을 챙긴 영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과 2006년 KT&G의 경영권을 위협하며 15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미국계 칼 아이칸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는 외국과 달리 뿌리 내리지 못했다.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뒷받침할 사회·제도적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한국 증시에서 왕성하게 주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다음 달 주주 총회 시즌을 앞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얼라인은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배 구조 개선 사항을 요구해 왔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얼라인이 주주 제안으로 올린 인물을 감사로 선임한 것을 시작으로 요구 사항의 상당 부분을 수용한 상태다. 한국의 대표적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강성부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 가치가 저평가 받고 있는 주요 원인이 ‘후진적인 거버넌스’에 있다고 주장하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SM #이수만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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