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NFT 트렌드, ‘오픈 에디션’이 뭐길래?[비트코인 A to Z]

NFT 고유 특성과 달리 총 발행량에 제한 없어…시간과 개인당 발행량만 제한

쟁쟁한 블루칩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Checks

최근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시장이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흥미롭게도 NFT 거래량의 상위권에 BAYC나 펩지 펭귄과 같은 블루칩 NFT가 아닌 새로운 컬렉션이 올라왔다. 바로 최근의 오픈 에디션을 주도한 ‘첵스-W(Checks-VV)’에디션이다.

첵스-VV는 아티스트 잭 부처(Jack Butcher)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비주얼라이즈 밸류에서 2021년 3월 발행한 ‘NFTs, explained.’라는 NFT에 기반한다. 해당 NFT는 트위터의 ‘인증됨’을 의미하는 체크 80개를 나열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 8달러에 인증 마크를 판매하는 것을 풍자한 작품이다.

잭 부처의 철학이 담긴 이 컬렉션은 24시간 동안 총 1만6031개가 발행됐고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오픈시 기준으로만 1만8600ETH(이더리움 단위) 이상의 거래량과 최고 2.6ETH의 FP(Floor Price : 바닥 가격)를 기록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첵스-VV는 수많은 파생 프로젝트를 만들며 오픈 에디션 열풍에 앞장섰다.

유명 인플루언서 VVD의 Checks - Pepe Edition 48시간 만에 160만 달러를 판매했다.
오픈 에디션, 어떻게 다를까 오픈 에디션은 고액에 거래되는 1개의 NFT가 고유한 특성을 지닌 것과 달리 누구나 보유할 수 있는 NFT다. 주로 총발행량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시간과 개인당 발행량에만 제한을 둔다. 이것은 지난해까지의 NFT 붐을 이끌었던 10k 컬렉션과 대조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희소성’을 강조해 자기만의 한정판을 추구하던 것이 NFT의 기본적인 원리였기 때문이다.

오픈 에디션은 접근성·유용성·재미를 기반으로 창작자와 수집가 모두에게 한정판과 다른 방식의 가치를 제공한다.

지난해 NFT 트렌드와 함께 무수히 많은 NFT들이 등장했고 NFT 아티스트도 넘쳐났다. 유명한 창작자는 더 유명해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소외됐다. 이때 무명 아티스트가 첵스-VV의 파생 컬렉션으로 주목받고 저렴한 가격에 NFT를 판매하면서 오픈 에디션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는 구매자들의 수요와 일치하는데 비싼 값을 주고 NFT를 구매할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의 신규 참여를 유도하기에 좋았다.

오픈 에디션 NFT의 대표 프로젝트는 ‘이케하야 패스’다. 크립토닌자 컬렉션의 이케하야는 오픈 에디션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를 출시했는데 ‘번 투 런(burn to learn)’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토큰을 소각해 비디오 강의를 볼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그뿐만 아니라 패스 소유자에게는 향후 출시할 다른 컬렉션의 독점 구매 기회도 제공한다.

NFT에서의 재미라면 단연코 ‘수집’을 의미한다. 오픈 에디션의 장점으로 맨 처음 언급한 접근성만으로는 컬렉터들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첵스-VV는 사실 80개의 인증 마크가 나열된 단일 그림이 아니라 소각을 통해 계속해 진화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소유자는 토큰을 소각해 다음 단계의 새로운 토큰을 얻을 수 있고 가장 희귀한 그림을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4096개의 그림을 소각해야만 한다.
소각해야 다음 단계 토큰 얻을 수 있어잭 부처의 철학과 함께 오픈 에디션의 흥행을 이끌었던 것은 바로 NFT 거래 플랫폼이다. 오픈 에디션은 2020년 비플(Beeple)이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에서 판매한 것이 첫 사례였고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플랫폼 ‘조라(Zora)’와 ‘매니폴드(Manifold)’의 역할이 컸다.

조라는 첵스-VV가 판매된 플랫폼이다. 2022년 5월 출시된 크리에이터 툴킷은 창작자들이 코드 없이 NFT 컬렉션을 발행할 수 있게 했고 지금까지 1984E의 1차 판매를 기록했다.

또 다른 플랫폼은 매니폴드다. NFT 판매자가 독자적인 페이지까지 만들 수 있어 지금은 조라보다 더 범용적으로 사용된다. 이런 플랫폼들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픈시 등의 마켓 플레이스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최초 판매 시 마켓 플레이스가 가져가는 수수료 문제에서도 자유롭고 자신만의 계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오픈에디션은 가지고 있던 토큰을 소각해야 다음 단계의 토큰을 얻거나 희소성 있는 그림을 구매할 수 있다./디스프레드


매니폴드의 공동 창업자 리처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픈 에디션 열풍에 스스로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티스트에게 도구를 제공하고 원하는 대로 사용하게 하면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성공을 거두고 멋진 예술을 만들고 자신의 창의성을 세상과 공유하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오픈 에디션, 참신한 시도라는 의미 가져컬렉터로서 오픈 에디션을 수집하고 싶은데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가 없고 참여하는 커뮤니티도 없다면 언큐레이티드(uncurated)를이용할 수 있다.

언큐레이티드에서는 실시간으로 발행 중인 컬렉션을 가격 등의 필터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매니폴드에서 발행되는 컬렉션만 보여주기 때문에 트위터 등에서 직접 찾는 것보다 피싱 사기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오픈 에디션에 무한히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NFT 아티스트인 그랜트 연(Grant Yun)은 오픈 에디션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컬렉션이 1분의 1의 가치를 넘어설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아티스트인 캐스 시머드(Cath Simard)는 오픈 에디션이 아티스트에게 잠깐의 재정적인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오픈 에디션은 크리에이터에게는 창작의 폭 확대를, NFT 수집가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놀거리를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는 누구나 그럴듯한 NFT 유통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매니폴드의 역할도 컸다. 잭 부처 개인의 철학에서 시작된 열풍이 앞으로의 NFT 시장에 어떠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의 사이클과 계속되는 실험이 매력인 웹3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혁신과 실험이라고 할 수 있고 오픈 에디션과 같은 참신한 시도들에 관심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곽태윤 디스프레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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