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지의 IT뷰어] 노태문과 뉴진스는 노트북 시장을 지킬 수 있을까
입력 2023-03-07 10:20:20
수정 2023-03-07 10:20:20
[이명지의 IT뷰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과 걸그룹 ‘뉴진스’가 ‘라이벌’이 됐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신상 노트북이 각각 ‘노태북’과 ‘뉴진스북’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죠.
먼저 최근 양사가 내놓은 신제품을 살펴보려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일 플래그십 랩톱 ‘갤럭시북3 울트라’를 공개했습니다. 강력한 성능과 갤럭시 기기 간 호환성이 강점이죠.
갤럭시북3 울트라에는 인텔 13세대 코어 i9-13900H 프로세서가 탑재됐습니다. 이 프로세서는 최대 14코어(P코어 6개, E코어 8개)로 작업 20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요. 여기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4070’을 더했습니다.
또 갤럭시북3 울트라에는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가 도입됐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인데요 영상을 시청할 때 눈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삼성전자가 PC,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를 모두 만드는 회사인 만큼, 생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강점입니다. 북3 시리즈도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강화했어요. ‘삼성 멀티 컨트롤’ 기능으로 커서를 움직여서 글자나 이미지를 복사하고 붙여넣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스펙 때문에 이 노트북은 출시 전부터 별명이 하나 붙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장의 이름을 따서 ‘노태북’으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죠.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사실 ‘IT덕후’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 게임옵티마이징(GOS) 서비스 사태 등 긍정적인 이슈로 유명하진 않았는데, 이번에 내놓은 노트북이 가격 대비 고성능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의외의 호펑을 얻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즉각 이 노트북에 ‘노태북’이라는 별명을 붙였죠.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초경량’을 내세운 LG전자의 LG그램이 한 발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죠. 지난 1월, LG전자는 걸그룹 ‘뉴진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LG 그램 스타일’을 출시했습니다. 뉴진스의 상징인 토끼와 오로라 화이트 색상으로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램 스타일은 모델 중에서 최초로 OLED가 탑재돼 명암비와 색 표현을 극대화했습니다. 인텔의 최신 13세대 프로세서와 최신 저전력 메모리를 적용했죠. 장점인 경량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1.23㎏의 무게로 같은 크기의 갤럭시북3 프로의 1.56㎏보다 ‘여전히’ 가볍습니다.
‘뉴진스북’이 완판을 기록하면서 LG전자는 Z세대 공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의도에요. 특히 LG전자 내부에서는 그간 노트북 성능에 초점을 뒀던 것과는 달리 Z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한 마케팅이 ‘통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하네요.
두 회사가 빼어난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사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저가 시장에서는 대만의 에이수스 등 외산 노트북에 조금씩 밀리는 형국이죠.
특히 지난해는 점유율 변동이 본격화된 시기였어요. 애플은 이미 20%의 점유율을 기록해 LG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고, 에이수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대에서 15%까지 높였습니다. 애플의 맥북이야 영상작업과 디자이너들에겐 ‘필수품’이 된 지 오래인데, 최근엔 ‘감성’까지 더해져 확실한 타겟층을 갖췄죠. ‘가성비’의 대명사로 입소문을 탄 에이수스 역시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외산 노트북들의 습격이 시작 된거죠.
그간 국내 노트북들은 가격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 왔습니다. 국산 노트북의 장점은 AS센터가 근거리에 있다는 것이 유일하다는 혹평을 내놓는 소비자들도 있었죠. 삼성과 LG라는 이름을 내세워 '거저먹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사의 야심찬 신상 노트북들이 얼마만큼의 점유율 방어를 이룰 지가 관심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가 끝난 2023년 노트북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곳은 어디가 될까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과 걸그룹 ‘뉴진스’가 ‘라이벌’이 됐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신상 노트북이 각각 ‘노태북’과 ‘뉴진스북’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죠.
먼저 최근 양사가 내놓은 신제품을 살펴보려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일 플래그십 랩톱 ‘갤럭시북3 울트라’를 공개했습니다. 강력한 성능과 갤럭시 기기 간 호환성이 강점이죠.
갤럭시북3 울트라에는 인텔 13세대 코어 i9-13900H 프로세서가 탑재됐습니다. 이 프로세서는 최대 14코어(P코어 6개, E코어 8개)로 작업 20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요. 여기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4070’을 더했습니다.
또 갤럭시북3 울트라에는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가 도입됐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인데요 영상을 시청할 때 눈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삼성전자가 PC,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를 모두 만드는 회사인 만큼, 생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강점입니다. 북3 시리즈도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강화했어요. ‘삼성 멀티 컨트롤’ 기능으로 커서를 움직여서 글자나 이미지를 복사하고 붙여넣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스펙 때문에 이 노트북은 출시 전부터 별명이 하나 붙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장의 이름을 따서 ‘노태북’으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죠.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사실 ‘IT덕후’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 게임옵티마이징(GOS) 서비스 사태 등 긍정적인 이슈로 유명하진 않았는데, 이번에 내놓은 노트북이 가격 대비 고성능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의외의 호펑을 얻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즉각 이 노트북에 ‘노태북’이라는 별명을 붙였죠.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초경량’을 내세운 LG전자의 LG그램이 한 발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죠. 지난 1월, LG전자는 걸그룹 ‘뉴진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LG 그램 스타일’을 출시했습니다. 뉴진스의 상징인 토끼와 오로라 화이트 색상으로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램 스타일은 모델 중에서 최초로 OLED가 탑재돼 명암비와 색 표현을 극대화했습니다. 인텔의 최신 13세대 프로세서와 최신 저전력 메모리를 적용했죠. 장점인 경량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1.23㎏의 무게로 같은 크기의 갤럭시북3 프로의 1.56㎏보다 ‘여전히’ 가볍습니다.
‘뉴진스북’이 완판을 기록하면서 LG전자는 Z세대 공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의도에요. 특히 LG전자 내부에서는 그간 노트북 성능에 초점을 뒀던 것과는 달리 Z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한 마케팅이 ‘통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하네요.
두 회사가 빼어난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사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저가 시장에서는 대만의 에이수스 등 외산 노트북에 조금씩 밀리는 형국이죠.
특히 지난해는 점유율 변동이 본격화된 시기였어요. 애플은 이미 20%의 점유율을 기록해 LG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고, 에이수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대에서 15%까지 높였습니다. 애플의 맥북이야 영상작업과 디자이너들에겐 ‘필수품’이 된 지 오래인데, 최근엔 ‘감성’까지 더해져 확실한 타겟층을 갖췄죠. ‘가성비’의 대명사로 입소문을 탄 에이수스 역시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외산 노트북들의 습격이 시작 된거죠.
그간 국내 노트북들은 가격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 왔습니다. 국산 노트북의 장점은 AS센터가 근거리에 있다는 것이 유일하다는 혹평을 내놓는 소비자들도 있었죠. 삼성과 LG라는 이름을 내세워 '거저먹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사의 야심찬 신상 노트북들이 얼마만큼의 점유율 방어를 이룰 지가 관심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가 끝난 2023년 노트북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곳은 어디가 될까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