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위한 ESG 원스톱 지원 플랫폼 만듭니다”[ESG리뷰]

최강 ESG팀 - IBK기업은행

[ESG 리뷰]


(사진설명) 박현경(왼쪽부터) IBK기업은행 ESG경영팀 과장, 김지현 과장, 이종민 차장, 진소정 대리, 유인식 팀장, 김태형 전략사업부 본부장, 김효정 과장, 유현철 과장, 서원철 대리. / 사진 = 서범세 기자

한국의 대표적 정책 금융회사인 IBK기업은행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중소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안착을 넘어 이들이 급변하는 ESG 경영 환경에 적응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돕는다. 중소기업 ESG 평가 방법론을 개발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ESG 측면을 재검토한다. 최종적으로는 중소기업 대출과 투자에 ESG 평가를 반영하는 ‘ESG 2.0’을 통해 가치 금융 실현에 나선다.

IBK기업은행 전략기획부 ESG경영팀에서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지속 가능성 연계 대출(SLL), ESG 컨설팅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가 IBK기업은행의 강점이다. 유인식 ESG경영팀장은 “IBK기업은행의 ESG 2.0은 중소기업에 대한 ESG 원스톱 지원 플랫폼”이라며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탄소 국경세 등 충격에 흔들리지 않도록 돕는 것이 플랫폼의 목표”라고 말했다.

2021년 1월 신설된 ESG경영팀은 ESG 경영의 컨트롤타워이자 인큐베이터다, 실행 부서 역할을 맡고 있다. 계획·실행·지원 업무를 모두 담당해 프로젝트의 빠른 현업 적용이 가능하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녹색 금융, 기후 변화 대응 등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낸 배경이다. 팀 신설 이후 가입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만 1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한국ESG연구소 등 국내외 ESG 평가 등급도 각각 한 단계씩 올랐다.

처음부터 사업 추진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유 팀장의 주도 아래 매주 정기적으로 국내외 ESG 동향과 최신 트렌드에 대한 학습 모임을 열기도 했다. 외부 ESG 교육과 행사에도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 MSCI ESG 평가, 스코프 3(공급망 등 총외부 배출량) 데이터 산출, 물리적 리스크 측정 등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다양한 이슈를 치열하게 학습하며 고민했다.

팀 설립 때부터 참여한 박현경 과장은 “모두가 아무것도 모르는 불모지에서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모든 문서가 영어로 돼 있어 혼란스러운 데다 글로벌 프레임워크 도입을 위해 동료와 경영진을 설득하는 과정도 힘들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한 개의 프레임워크를 내재화하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난관은 또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정책 금융회사이자 상장사다. 신규 ESG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당국과 협의하고 확인을 받아야 한다. 해외 투자자와 금융회사의 질의도 쏟아졌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 개선에 우대 금리를 지원하는 SLL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부·대한상공회의소·지속가능발전소 등 파트너들을 설득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한국의 첫 SLL 상품이다.

유 팀장은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으면 금리를 우대해 주는 SLL은 새롭고 큰 도움이 되는 상품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 그린 워싱 가능성을 철저히 검증해 논란 없이 성공적으로 상품을 운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관심이 커지자 SLL 공급 목표액을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렸다. 다른 금융사들도 IBK기업은행의 SLL을 참고해 다양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ESG경영팀은 최근 ESG 원스톱 지원 플랫폼의 일부로 기후 변화의 물리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타 금융권에서 참조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공공 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추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통해 관련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ESG경영팀 팀원들은 각자 역할을 나눠 ESG 2.0을 준비하고 있다. 유현철 과장은 태풍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자산 리스크를 실제 권고안을 바탕으로 추정한다. 서원철 대리는 스코프 3 관리와 관련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최종안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민 차장은 기업 가치 측정 시 ESG를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한다. 김효정 과장은 중소기업의 녹색 업무 수행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관리를 담당한다.

끝으로 김지현 과장은 “영업점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많이 봤다. ESG경영팀에 합류한 이후 현장 경험을 살려 이들을 위한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김태형 IBK기업은행 전략기획부 본부장
“중소기업의 ESG 가치 평가한다”


IBK기업은행이 말하는 ‘가치 금융’은 뭔가.

“지난 1월 김성태 행장이 취임하면서 ‘가치 금융’을 주문했다. 올해 ESG팀은 가치 금융의 실현을 목표로 할 것이다. 조직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를 높이고 IBK기업은행의 상품과 서비스에 내재된 ESG 가치의 재검토가 기본이다. 중소기업의 고객 가치를 ESG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것을 포함하면 ESG 2.0이 된다. 쉽지 않겠지만 가야 할 길이다. IBK 울타리 안에서 중소기업이 어떤 ESG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돕겠다.”

IBK기업은행의 ESG가 타 금융권과 다른 점이 있나.

“정책 금융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만큼 ESG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탄생했다. 다른 금융권에서 놓치는 부분을 우리가 포착해 이끌어 갈 수 있다.”

중소기업 ESG 평가가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나.

“우리가 하려는 것은 중소기업을 위한 ESG 원스톱 지원 플랫폼 구축이다. 중소기업 ESG 평가 자체는 지표도 없고 개발하기 어려우며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럼에도 하는 게 맞다고 보는 이유는 중소기업이 ESG 영역에서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민간 투자자나 시중은행은 재무제표와 매출 성과를 보지만 정책 은행인 우리는 중소기업의 ESG 가치 평가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중소기업을 바로 보겠다는 것이다. ESG 평가를 하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그동안 해 온 컨설팅과 지속 가능 연계 대출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425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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