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패션채널]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속인 데쌍트의 꼼수

아식스,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과 협업하며 인기…데상트, 공정위 제재

유니클로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요즘 주변에 일본 여행을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본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유니클로 매장에는 고객이 많아진 지 오래고요. 편의점에서는 사라졌던 일본 맥주 브랜드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불매 이전으로 돌아온 느낌이 듭니다. 사실상 불매운동이 종결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올 정도지요.

그런데 다른 길을 걷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일본의 스포츠 브랜드인 '데상트'입니다. 중국산 골프화를 국산으로 표기했다가 적발되면서 또 반감을 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데상트코리아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대한 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2021년 7월 16일부터 2022년 5월 12일까지 골프화 3종의 원산지가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가격택, 포장박스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고 표시했습니다.

데상트에서는 '담당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는데요. 고객들은 데상트의 말을 믿고 구매했는데, 이제 와서 실수라니…. 실수든 아니든 10개월간 지속적으로 원산지를 허위 표기했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죠.

데상트는 2019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운동화 시장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어 3위에 오를 정도였죠. 그런데, 불매운동 이후로는 순위권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불매 리스트에 오르며 고객 발길이 끊긴 탓이죠. 그렇게 반감을 산 데상트가 불매가 사그라질 시점에 또 이런 소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다니,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다른 브랜드들의 상황은 정반대고요. 아식스가 대표적이죠. 얼마 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과 손잡고 협업 제품을 내놨습니다. 마뗑킴은 최근 뜨고 있는 국내 브랜드 중 하나로, 김다인 대표가 2017년 선보였는데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기록하며 오프라인까지 진출했습니다. 지금 가장 뜨고 있는 토종 브랜드 덕을 좀 보겠다는 건데, 아식스가 영리한 선택을 한 거죠. 반응도 좋습니다. 한정수량인 탓에 10만원대 제품이 중고거래 시장에서 50만원대에 나오고 있습니다. 구하고 싶어도 못구하는 제품을 만든 겁니다. 유니클로는 뭐, 말 안 해도 다들 알 정도로 매장 분위기가 달라졌고요.

홀로 다른 길을 가는 데상트가 국내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불매와 거짓 광고 이미지를 씻어내는 게 쉬운일은 아닐 듯 합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