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취임 100일' 김성태 기업은행장 "2025년까지 총자산 500조 달성"

기업은행 역할 묻는 질문에 "중소기업금융 안정에 집중할 것"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11일 은행회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맞이한 김성태 IBK기업은행 행장이 “2025년까지 총 자산 500조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지난 1월 3일 취임한 김 행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 확산에 따라 위기 대응과 함께 중소기업 대표들을 찾아가 경영 애로사항과 고민을 듣느라 분주한 100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기업은행은 향후 3년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총 200조원 이상의 자금을 차질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1조원의 금리를 감면하는 ‘통합 금리감면 패키지’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도 줄이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기술창업기업을 중심으로 총 2조5000억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해 성장금융경로를 완성하기 위한 시드뱅크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김 행장은 “이러한 계획들을 실현한다면 총 자산 500조원을 넘어서는 IBK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벤처 자회사, "정부와 협의해 설립시기 정할 것"
취임과 함께 김 행장이 강조한 것이 벤처 자회사 설립의 필요성이다. 기업은행이 민간 엔젤 투자자들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창업 초기 기업들이 ‘데스벨리’를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향후 3년간 2조5000억원의 모험 자본을 공급하고 ‘IBK 벤처대출’을 시행한다.

벤처 자회사에 대해 김 행장은 “벤처 자회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시기를 정하려 하는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최근 스몰 라이선스 확대, 챌린저 뱅크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특화된 기업은행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거론됐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기업은행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집중할 계획”이라 못 박았다. “다만 향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대부터 금융권은 지속적으로 동남아 진출을 해 왔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경우 미얀마법인의 순익 적자가 지속 되는 상황이다. 2021년 1월 설립 직후 미얀마의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미얀마 법인은 2021년과 2022년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미얀마 법인의 경우, 기업은행은 제한적인 영업과 고정비 감축 노력으로 올해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전 세계 12개 국가에서 59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중 동남아는 인도를 포함해 6개국에서 3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기업은행은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기존 거점 점포의 영업망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중심의 ‘IBK 중기기원 금융벨트’를 완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는 폴란드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이 진출한 지역을 위주로 금융과 비금융 거래를 주도하는 방향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최근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 행장은 현재로써 기업은행은 우려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지난주 자회사들에 대한 순방을 마쳤는데 투자증권과 캐피탈에서도 PF와 관련한 부분을 논의했다”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을 밝혔다.

자회사 대표 인사에 관해서는 “현재 임기가 도래한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완료 했다”며 “기업은행의 자회사들은 각 업계 내에서 경쟁사 대비 규모가 작아 성장과 발전을 위해 업계 내부의 전문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분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사외이사들이 이른바 ‘거수기’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에 대해 김 행장은 “IBK이사회는 모든 사외이사들이 안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충분히 논의해 의결하고 있다”며 “또 시중은행과 달리 이사회를 통한 사외이사 견제 기능 이외 금융위원회, 국회, 감사원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다양한 관리·감독을 받는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스커버리펀드 환매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배상 기준에 따라 성실하게 고객 배상 중으로 현재 과반수 이상의 고객님께서 합의하시고 배상금을 수령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배상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향후 판매사에 대한 법률적 사정 변경이 있을 경우 합당한 투자자 보호 방안을 추가 검토할 예정이라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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