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브리핑
[ESG 리뷰]스코프 3는 온실가스 회계 처리 및 보고에 대한 가이드라인 ‘GHG 프로토콜’에 따른 탄소 산출 영역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출 영역 중 스코프 3는 ‘기타 간접 배출’에 해당하고 직접 배출(스코프 1)과 간접 배출(스코프 2)을 제외한 물류·출장·협력사·제품 사용에 따른 배출 등 가치 사슬 전반에서 발생한 탄소를 가리킨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제품의 스코프 3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4가지 방법으로 공급 업체와 입찰 제안서 등 처음 계약 탈탄소화, 공급 업체 교육을 통한 숙련도 제고, 공급 업체가 배출량 목표를 달성했을 때 재정적으로 보상하거나 저탄소 제품 사용, 탄소 가격을 책정하고 공급 업체가 넷 제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수수료를 줄이고 제품에 대한 할인 제외 등을 제안한다. 이 중 가장 쉬운 방법은 공급 업체에서 저탄소 제품을 공급받아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스코프 3를 줄이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저탄소 제품을 살펴본다.
1. 저탄소 철강·강판-포스코·동국제강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친환경 통합 브랜드 ‘그리닛(Greenate)’의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그리닛은 이 오토포스(e Autopos)·이노빌트(Innovilt)·그린어블(Greenable)로 대표되는 3대 친환경 철강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저탄소 철강 제품과 관련 기술·공정을 포괄하는 브랜드다. 포스코는 LG전자·볼보건설기계와 함께 ‘매스 밸런스형 저탄소 강재 제품 공급 및 구매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매스 밸런스형 저탄소 강재는 외부 전문 기관에서 인증받은 탄소 배출 감축 실적이 반영된 제품으로, 해당 제품을 구매한 고객사는 그에 해당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인정받는다. 동국제강은 한국 최초로 바이오매스를 60% 이상 사용한 친환경 컬러 강판 ‘럭스틸 BM-PCM’을 개발했다. 바이오매스는 재활용 가능한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열분해 발효해 만든 원료다. 석유계 원료를 대체해 탄소 저감 효과를 볼 수 있어 친환경 원료로 구분된다.
2. 탄소 배출 줄인 저전력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해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을 묶어 ‘그린 디지털 솔루션’이라는 타이틀로 선보였다. 대표 제품이 초고성능 기업용 SSD ‘PS1010 E3.5’다. PS1010은 이전 세대 대비 읽기와 쓰기 속도가 각각 최대 130%, 49% 향상됐다. 이 제품은 75% 이상 개선된 전성비(일정 전력 단위당 처리할 수 있는 초당 데이터 용량을 계산한 상대적 지표)를 갖춰 고객의 서버 운영 비용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최신 서버용 D램 DDR5 모델은 동작 전압이 1.2V가 1.1V로 낮아졌고 DDR4 모델 대비 연간 약 1TWh의 전력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포터블 SSD T7(1TB), 마이크로SD EVO 셀렉트(128GB) 등 메모리 D램 제품 5종에 대해 영국의 인증 기관 카본트러스트의 탄소 저감 인증을 받았다. 탄소 저감 인증은 제품의 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은 제품 혹은 그 후속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실제로 감소시켰을 때 부여한다.
3. 화학적 재활용 그린 소재-SK케미칼·한화솔루션
SK케미칼은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과 바이오를 활용한 소재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SK케미칼이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코폴리에스터 페트 소재는 탄소 저감 효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안전·환경 인증 기관인 UL솔루션스에서 ‘환경 성적 표지 최적화’ 인증을 획득했다. 화학적 재활용 소재 ‘에코트리아 CR’의 평균 탄소 배출량은 kg당 0.892kgCO₂ 수준으로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일반 석유계 플라스틱 평균 배출량보다 68% 적다. SK케미칼의 ‘에코트리온’은 식물을 원료로 발효해 만든 100%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소재로 기존 석유화학 기반 폴리올을 대체할 수 있다. 생산 전과정 평가(LCA)에서 기존 석유화학 기반 폴리올 생산 공정 대비 온실가스 발생을 40% 감축한다. 한화솔루션도 재활용 폴리에틸렌(rPE) 포장 백을 개발했다. 이 rPE 소재에 대해 글로벌 인증 기관인 컨트롤유니온은 국제 재생 표준 인증인 ‘GRS’를 부여했다. 한화솔루션은 여수와 울산 지역에서 출하되는 자사 포장에 사용하고 이를 발판으로 산업용 포장 백을 대체할 예정이다.
4. 저탄소 종이-무림
무림은 제지업계 최초로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고 저탄소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종이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고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한 종이는 무림이 유일하다. 이처럼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종이를 생산하는 비결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펄프를 생산하기 때문에 펄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흑액’이라는 청정 원료를 활용해 화석 연료를 쓰지 않고 공장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한 해에 저감하는 온실가스 양만 87만 톤으로, 이는 약 1억300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은 무림의 친환경 종이는 아트지류(네오스타아트·네오스타스노우화이트), 백상지류(네오스타백상·네오스타미색), MFC지류(네오스타S플러스·네오스타고급교과서지) 총 6개 제품으로 일반 노트, 도서부터 고급 잡지,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5. 탄소 저감 콘크리트-GS건설·롯데건설
GS건설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제조 자회사인 GPC는 한국 최초로 ‘광물 탄산화’ 방식의 탄소 저감 콘크리트 제조 기술을 상용화했다. 콘크리트 제조 시 이산화탄소를 액상으로 주입해 시멘트·물과 반응하게 하면서 압축 강도를 기존 콘크리트 대비 10% 이상 높인 기술이다. 콘크리트 강도가 증가하면 시멘트 사용량이 줄어 그만큼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다. 롯데건설도 기존보다 탄소 배출량을 90% 줄인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산화탄소 반응 경화 시멘트는 시멘트를 굳힐 때 물 대신 이산화탄소를 쓰는 방법으로 생산하고 이렇게 개발한 이산화탄소 반응 경화 시멘트를 원료로 블록과 벽돌 등 건축 자재를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기사 전문과 더 많은 ESG 정보는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4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