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SVB사태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줬다”

<YONHAP PHOTO-2420>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 2023.02.23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2023-02-23 13:12:10/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 파산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며 14일(미국 현지시간) 이 같이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이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유럽 은행권 혼란과 관련한 질문에 "젊은 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이뤄지는 차액 결제의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하고,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때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감독 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고, 금융통화위원회의 입장도 매우 강한 것 같은데, 언제쯤 이런 기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데이터에 달렸다"고 답했다. 물가상승률이 변하면,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연말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망대로 (물가 흐름이) 진행된다고 확신하게 되면 우리의 태도(긴축기조) 변화를 생각하겠지만, 확신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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