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력 뺏기면 안돼’…포스코퓨처엠, 실리콘밸리식 보상책 꺼냈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직원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자사주 지원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일부 핵심 인력들에게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을 지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부터 RSU 방식의 보상을 병행해 핵심 기술을 담당하는 연구, 생산 및 일부 스텝 부서 직원 등의 장기근속 관리에 들어갔다. RSU 지급 대상은 전년도 인사평가, 소속 부서의 의견을 종합해 이사회에 보고해 결정했다.

RSU는 실적에 대한 성과보상 측면보다는 우수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주식을 지급받은 직원들은 장기근무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주식을 최종 지급받게 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선정된 직원들의 신상은 보안사항"이라며 "자칫 직원상호간 불필요한 위화감을 줄 수 있고 경쟁기업의 스카웃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SU는 미래에 특정 시점이나 업무성과 같은 특정 조건이 충족될 시 직원에게 정해진 수량의 주식이나 그 주식에 가치에 상응하는 현금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해 주는 제도다. 스톡옵션은 직원이 옵션을 행사해야만 주식을 소유하게 되는 반면 RSU는 약정된 조건이 충족되면 베스팅 일정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미국에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RSU가 이미 성과보상 제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구글과 애플을 비롯해 테슬라, 아마존, 페이팔 등 빅테크 기업들과 보잉 등이 RSU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2020년 (주)한화가 임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했으며 쿠팡·토스 ·CJ ENM·위메프 등이 스톡옵션 대신 임직원에게 RSU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최근 2차전지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연구원과 엔지니어 등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핵심 인력군은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 기업별로 기존 우수인재의 장기근속 유도 및 신규 영입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포스코퓨처엠의 직원수는 2020년 말 1800여명에서 2023년 3월 말 기준 240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설비 확장이 예정돼 있어 우수 인력 수혈이 절박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직원들에 대한 일반적인 성과 보상 외에 장기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도록 함으로써 소속감을 높이고 성과 제고에 몰입하도록 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행해온 우리사주 매입 연계 자사주 1:1 매칭 프로그램은 직원이 매입한 주식수 만큼 회사에서 주식을 보태주는 제도다. 직원들이 200만원 한도내 주식을 매입하면 회사에서 같은 금액의 주식수만큼 개인별로 지급해 회사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지원한 자사주는 4년간 회사가 보호 예수하고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퇴직할 경우에는 환수한다.

포스코퓨처엠은 “향후에도 미래 성장 결실을 나누고,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직원 처우 개선과 우수 인재유치 및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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