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 산업을 이끄는 30인은 누구인가 [2023 파워 금융인 30]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최고 점수로 1위 등극…윤종규·윤호영·진옥동 등 상위권 랭크

[스페셜 리포트]

2023년 글로벌 금융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뱅크런 등으로 인해 연초부터 뒤숭숭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의 금융회사들도 과연 안전한지 의문과 함께 금융 당국은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예고했다. 아직 상반기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2023년을 맞이한 금융업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한경비즈니스는 2019년부터 금융권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면모와 영향력을 점검하기 위해 ‘파워 금융인 30’을 선정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기업 재무 담당자,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설문을 통해 금융 리더 30인을 선정했다. 올해는 상위권에 오른 7명의 CEO를 보다 집중적으로 조망해 봤다.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한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금융사들에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경비즈니스는 2019년부터 금융업계에서 강한 영향력을 보인 30명의 금융인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설문 위원들에게 최고 점수를 받은 주인공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을 진행시킴으로써 카드업계를 넘어 금융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을 불러오고 있다.

2021년부터 최고 점수를 3년째 받아 온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한 단계 하락한 2위를 기록했다. 현재 최장 기간 금융지주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 회장은 취임 이후 KB금융지주를 ‘리딩 뱅크’로 끌어올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밖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상 가나다순)이 좋은 점수를 받으며 상위 7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윤호영 대표와 함영주 회장이 올해 조사에서 새롭게 상위권에 오른 점에 눈에 띄었다. 진옥동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작년에 이어 올해는 금융지주 회장직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톱 30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금융그룹은 신한금융그룹으로 신한금융지주·신한투자증권·신한카드·신한은행이 선정됐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만 총 4인의 CEO가 30인에 포함됐다.

지난해에 이어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파워 금융인 30’에 선정됐다.

올해 파워 금융인 30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뉴 페이스’도 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정종표 DB손해보험 사장,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이다.

전임 CEO에 이어 30인에 이름을 올린 금융권 리더로는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있었다. 특히 올해 초 새롭게 CEO직에 이름을 올린 경영자들이 포함돼 이들에 대한 기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한경비즈니스 ‘파워 금융인 30’은 재임 기간에 상관없이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현재 한국 금융을 대표하는 리더를 뽑는다는 취지에서다.


어떻게 조사했나
‘2023 파워 금융인 30’은 금융 선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하는 조사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이 조사는 비상장사를 포함한 한국 금융사(금융지주·은행·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신용카드) 중 매출액(2022년 3분기 기준)을 기준으로 상위 60곳을 추려 이들 금융사의 CEO를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에 올해는 금융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10곳을 추가로 선정, 총 70명의 평가 대상을 선정했다.

이후 금융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70명의 CEO에 대한 평가 설문을 진행했다. 금융 산업의 주요 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비금융 회사)들의 재무 담당 책임자와 한국 금융 산업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응답을 받았다.

설문은 양적 평가, 질적 평가, 개인적 역량 평가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양적 평가에는 ‘재무 성과’, 회사와 주주 사이의 적절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주주 중시 경영’이 포함됐다. 질적 평가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과 ‘금융 소비자 보호’, 여기에 명확하고 현실성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개인적 역량에는 리더십과 글로벌 역량, 디지털 역량이 포함됐다.

설문 응답자들은 업종에 상관없이 CEO 5명을 선정해 각 항목에 따라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이 점수를 합산한 최종 순위에 따라 ‘2023 파워 금융인 30’을 선정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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