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정국 선택받은 '앙팡 리쉬 데프리메'…재킷 하나에 366만원?[최수진의 패션채널]

높은 가격대 설정하고 소량만 판매하는 전략으로 뮤지션들 사이에서 인기

정국이 지난 24일 영화 시사회 참석하며 앙팡 리쉬 데프리메 제품을 착용했다. 사진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어제(24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드림'의 VIP 시사회가 열렸는데요.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방탄소년단(BTS)의 뷔와 정국이었습니다. 드림의 주인공인 배우 박서준과의 친분이 있는 뷔와 함께 박서준을 응원하러 온 것인데요.

정국은 시사회 참석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특히, 정국이 이번 시사회에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고 나왔는지도 화제였는데요. BTS는 최근 진을 제외한 멤버 모두가 글로벌 명품 브랜드 엠배서더로 발탁되며 패션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국은 전면 하단과 팔 부분에 영문이 써진 데님 재킷을 입었는데요. 신제품이라기엔 지퍼 부분이 해어졌고, 군데군데 낡은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빈티지(중고) 제품을 입었나 싶죠.

그런데 사실은 처음 나올 때부터 이런 디자인이고요. 심지어 가격은 2750달러(약 366만원)입니다.
정국이 착용한 앙팡 리쉬 데프리메 재킷 가격은 2750달러(약 366만원)다. (사진=앙팡 리쉬 데프리메)


2012년 설립된 브랜드 앙팡 리쉬 데프리메(Enfants Riches Deprimes)입니다. 앞 글자만 따서 'ERD'라고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죠. 우리가 아는 익숙한 브랜드들은 포털에 한두 글자만 쳐도 빅데이터가 쌓인 검색엔진이 자체적으로 문장을 자동완성시켜주는데, 앙팡 리쉬 데프리메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지 않았다는 의미인 거죠.

브랜드를 만든 것은 아티스트겸 디자이너인 앙리 알렉산더 레비입니다. 독특한 점은 브랜드명이 프랑스어로 '우울한 부잣집 아이들'이라는 뜻이라는 겁니다. 설립자의 과거 인터뷰를 찾아보니, 앙팡 리쉬 데프리메는 엘리트주의와 허무주의를 합친 디자인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2016년 외신매체 콤플렉스는 "앙팡 리쉬 데프리메는 아마도 당신을 위한 옷은 아닐 것"이라며 "그들의 옷은 소량으로 판매된다. 주로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지만 가장 우울한 사람들이 타깃"이라고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알렉산더는 콤플렉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판매가 목적이 아니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있다고 했답니다. 그는 "브랜드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단어는 엘리트주의와 허무주의 쿠튀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판매 전략이 시장에 통하면서 미국 힙합 뮤지션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트래비스 스캇, 칸예 웨스트 등이 착용한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LA 럭셔리 패션 편집샵인 맥스필드, 마이애미의 브랜드 부티크 웹스터, 이탈리아 밀라노의 엑셀시오르 스토어 등에 입점되면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고요.

제품은 모두 고가입니다. 반소매 상의는 50만~80만원이며, 긴소매 상의는 100만~200만원대에 달합니다. 하의도 비슷한 수준이고요. 재킷의 경우 300만~800만원정도입니다.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옷'이라는 특이한 전략으로 여러 뮤지션들의 선택을 받는 앙팡 리쉬 데프리메. 이번에는 BTS 정국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앙팡 리쉬 데프리메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 같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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