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에서 소리가 난다···어떻게 치료해야 할까[건강]


봄이 와 날씨가 따뜻해지면 치과에 유난히 늘어나는 환자들이 있다. 입이 잘 안 벌어지거나 식사할 때 턱이 아프고 소리가 나는 턱관절 환자다. 특히 턱관절 환자는 중고등학생이 많다. 긴 겨울 방학을 지난 후 4월 말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중간고사 기간이다. 공부 스트레스로 학생들의 수면이 불규칙해지고 스트레스로 이를 갈거나 악물게 되는 것이 턱관절 질환의 원인이다.

턱관절 질환은 턱에서 나는 단순한 소리뿐만 아니라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은 무척 당혹스러워한다.

사람이 가진 약 100개의 관절 중 두 관절이 하나의 뼈에 연결돼 동시에 움직이는 관절은 턱관절이 유일하다. 또 턱관절에는 많은 근육과 신경, 침샘, 관절 내 디스크가 동시에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관절 내의 문제인지 또는 주변 근육의 문제인지 구분해 치료해야 한다.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환자는 턱에서 나는 소리를 치료하거나 수술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처음에는 작았던 소리가 점차 커지고 이로 인해 입이 벌어지지 않게 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턱관절 소리를 치료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심한 중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연구를 보면 실제로 소리를 동반한 턱관절 질환은 20~30대에 많이 일어나고 30~40대를 전후로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턱관절의 소리가 곧 질환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또 미국인의 40~75%가 턱관절 질환의 증상을 갖고 있고 그중 약 50%는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거나 입이 옆으로 살짝 틀어지는 변위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역시 정상 범위로 간주돼 별도의 처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턱의 문제로 인해 입을 벌리는 크기가 줄어들거나 씹는 면의 변화 등으로 진행된 것은 단지 5% 정도였다. 즉 증상이 있더라도 40%의 환자는 아무런 처치 없이도 자연적으로 증상이 좋아졌고 치료가 필요했던 환자는 약 5~10%였다.

따라서 일단 입을 벌릴 때 나는 일시적인 소리는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처치가 필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치료가 필요할 때는 언제일까. 일단 이전에는 불편을 느끼지 못하다가 입을 벌리고 다물 때 갑자기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있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은 다음날 불편한 소리와 통증을 느끼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또 턱을 외부에 부딪친 적이 있고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면서 입이 벌어지지 않는 걸림 현상이 나타나거나 견디기 어려운 심한 통증과 소리 및 자갈이 구르는 듯한 소리가 계속 난다면 전문의의 진단 아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턱관절의 소리나 통증의 원인은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쉽고 가벼운 치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도 일차적으로는 병원에서 물리 치료와 투약을 받고 설명해 주는 주의 사항을 잘 지키고 집에서 하는 자가 물리 치료인 온습포를 하거나 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운동 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고 환자가 습관적으로 이를 꽉 물거나 자면서 이를 간다면 치아 검사, 근육 검사, 인지 검사, 턱관절 방사선 사진 등 좀 더 자세한 검사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물리 치료와 약물 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고 치아에 끼우는 교정 장치와 비슷하게 생긴 교합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

만일 이러한 치료 후에도 계속 통증이나 턱의 외상, 입이 벌어지지 않는 걸림 현상 등이 있다면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자기공명상촬영(MRI) 등의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검사 후 필요하다면 교합 안정 장치와 함께 아래턱 위치를 조절하는 전방 교합 장치 등이 사용될 수 있고 증상에 따라 관절 내 주사 치료 등을 순차적으로 적절하게 진행해야 한다.

일시적이고 가벼운 턱관절의 소리가 시간이 지나 심한 증상이 생기면서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소리와 함께 통증이 있거나 오래된 턱관절 소리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보다 빨리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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