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노멀 시대의 구매 , 비용 절감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열쇠로

인터뷰 = 서브원 이상원 구매 총괄 상무



전 산업에 걸쳐 기업들이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이중 여파를 겪은 데다 미·중 갈등을 비롯해 갈수록 다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재난·기후 위기 문제까지 더해져 대외적 이슈 노출이 매우 빈번해졌다. 구매 전반에 걸쳐 다양한 수급 이슈 발생 빈도와 강도 변화의 폭이 커졌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기업 구매 담당자들의 넥스트 노멀 시대, 대응책과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기업 운영 자재(MRO) 구매 분야에서 매출 기준 명실상부한 아시아 1위 업체로 올라선 서브원이 최근 구매 담당자를 위한 ‘구매 인사이트 리포트’를 발간해 이목을 끌었다. 서브원의 글로벌 구매 전문가들이 분석한 최신 글로벌 구매 트렌드와 함께 팬데믹 이후 넥스트 노멀 시대에 기업 조직에서 구매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구매 혁신과 비용 구조 개선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현재 서브원에서 글로벌 구매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상원 상무는 “조직에서 구매가 비용 절감을 넘어 핵심 차별화 역량으로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면서 “이러한 흐름 속에 글로벌 선도 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들도 MRO 구매의 아웃소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넥스트 노멀 시대에 MRO 구매 솔루션이 기업 구매 효율화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들어봤다.


지난해 창립 20주년은 맞은 서브원의 최근 혁신 행보가 눈에 띈다. 구매에서 어떠한 혁신 활동에 집중하고 있나.

“구매 대행 기업을 넘어 글로벌 구매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서 업의 본질을 탈바꿈시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서브원이 보유한 방대한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사적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유통 플랫폼화 구축과 구매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또한 전기차(EV)·배터리 솔루션, 연구·개발(R&D) 산업재 솔루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에 친환경 포장재 솔루션 등 산업 구조 변화와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춘 조직 개편과 시스템 재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 구매에서 MRO 구매의 전문성은 왜 중요한가.

“기업 구매 활동에서 MRO 영역은 기업의 비핵심 소모성 자재들을 모두 관할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 기업에 현장 엔지니어와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작업복·장갑·안전화 등과 같이 생산 활동에 반드시 필요하면서 적시에 양질의 제품이 공급돼야만 하는 필수품이라고 보면 된다. 관리해야 할 품목도 매우 많은 만큼 담당 인력도 많이 필요해 비효율도 자주 발생된다. 따라서 기업은 MRO 부문의 구매 효율화 개선에 대한 고민이 많고 MRO 전문 기업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서브원은 400여 명의 MRO 구매 전담 바이어가 전 세계 2만3000여 공급 협력사, 400만여 개의 취급 품목을 갖추고 있다. 구매 규모는 물론 관련 데이터와 시스템에서 글로벌 선도 수준으로 이러한 MRO 전문 기업에 아웃소싱한다면 직접적인 구매 비용 절감은 물론 내부 구매 인력의 재배치를 통한 인력 생산성 제고도 가능해진다. 그 무엇보다 개별 기업이 직접 구매 관리를 했을 때 갖기 어려운 구매 볼륨 파워는 물론 풍부한 상품 공급처를 갖고 있는 MRO 전문 기업의 구매 경쟁력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긴축 경영 기조로 MRO 품목의 비용 절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비핵심 영역의 아웃소싱 경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MRO 아웃소싱 전환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넥스트 노멀 시대 기업 구매 활동의 주요 트렌드 변화는 무엇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구매의 관점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적절한 서비스 수준과 제품의 품질, 최저 비용 달성이 전통적 구매의 지향점이었다면 향후에는 탄력성‧민첩성‧지속 가능성 등 3가지 요소에 방점을 둔 미래 지향적 구매로의 변화가 중심이 될 것이다.
첫째, 최근 글로벌 공급망 관리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마찰 등 국가 간 분쟁이 빈번해지며 기존 구매 관습과 시스템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오게 됐다. 특히 기존에 저비용 국가의 공급 협력사로 통합해 재고량을 최소 수준으로 가져 온 것이 오히려 공급망 이슈 발생 시에는 더 큰 재앙으로 돌아왔다. 현재 글로벌 기업에서는 공급망 관리의 회복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해 생산 등 사업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큰 화두가 됐다.
둘째는 구매의 민첩성(agility)이다. 각종 공급망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민첩한 대응력을 높이는 작업들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핵심 공급 협력사와의 관계를 갑을 관계가 아닌 동반자적 관계로 재정의해 협력사들이 사전에 문제점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조치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를 고민하고 있다.
셋째, ESG 관점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확보하는 데 구매가 핵심 축이 됐다. 기업에서 구매의 역할이 ESG의 선도 조직으로 ESG 경영을 이끌어 가고 공급사들의 ESG 전환을 유도하고 지도하는 역할에 이르기까지 업무의 폭과 깊이가 상당히 커졌다. 이 부분은 구매에는 새롭게 요구되는 역할로서 복잡성은 앞으로 더해질 것이고 구매 담당자들의 전문성에 대한 역량 강화도 요구되고 있다.”

대기업·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도 구매 효율성을 높여 비용 절감과 함께 기업의 구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나.

“최근 기업 간 거래(B2B) 유통 부문도 B2C 소비재 유통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구매 플랫폼(digital procurement platform)이 실질적 구매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안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B2C에 비해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늦었던 B2B 영역에서도 일반화된 것이다. 디지털 구매 플랫폼은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기업들에 구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여 줘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MRO 전문 기업의 노하우와 인프라의 이점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서브원도 지난 2년여간의 준비 개발 기간을 거쳐 사업자 번호가 있는 고객이라면 규모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산업 자재 유통 전문몰인 서브원스토어를 선보였다. 서브원의 연간 120만여 개 취급 상품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10만여 개의 베스트 상품으로 압축했다. 방만한 상품·거래 데이터의 양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동시에 데이터의 질은 높여 고객이 속한 산업군에서 가격과 품질에서 가장 최적화된 상품을 선제적으로 추천하는 큐레이션 모델로 전환을 꾀한 것이다. 그동안 MRO 거래 특성상 규모가 작은 기업과는 거래 문턱이 있는 편이었지만 사업자 번호가 있는 고객이라면 규모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고 단 한 개의 소량도 구매와 배송이 가능하다. 앞으로 구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MRO 솔루션 보편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구매 담당자를 위한 <서브원 구매 인사이트 리포트>


서브원이 기업의 구매 담당자에게 도움이 되는 최신 글로벌 구매 트렌드 및 구매 인사이트, MRO솔루션 도입 우수 사례 등을 담은 ‘서브원 구매 인사이트 리포트’를 발간했다. 서브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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