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그룹, '금호' 상표권 공동 소유권 인정
금호건설이 그간 청구한 상표사용료 1900억원 육박
"10년간 이어진 소모적 법적분쟁 종결"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 상표권을 금호건설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5월 18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이 금호석유화학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그룹 상표권 이전 등록 및 상표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에 대해 최종적으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양사는 2007년 당시 금호건설과 금호석유화학을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금호’, ‘아시아나’등이 포함된 상표권에 대해 공동명의로 등록했다.
하지만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 체제에 돌입하고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그룹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상표권 갈등이 시작됐다.
2013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명의신탁 약정 해지를 이유로 ‘금호’ 및 ‘심볼’ 상표권이 모두 금호건설만의 소유임을 주장하면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 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상표권 지분을 반환하고 미지급된 상표 사용료 약 261억원을 지급하라는 요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15년 7월 1심 판결에서 금호건설-금호석유화학 간 명의신탁의 존재를 부정하고 금호석유화학의 그룹 상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했다.
더불어 상표사용 계약을 무효인 계약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른 상표 사용료의 지급 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패소한 금호건설은 즉시 항소한 바 있다.
2018년 2월 2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1심과 동일하게 금호석유화학의 그룹 상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했다.
금호건설이 그동안 금호석유화학 측에 청구한 상표사용료는 19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창업주 박인천 회장의 아호였던 ‘금호’ 등의 상표권을 놓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독점적 권리를 주장하며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해 양측이 지난 10여 년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소송전을 펼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금호’ 상표권 관련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권한 행사, 상표 사용, 세무적 이슈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