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가 굶고 있어요”...배달 앱 ‘구걸’에 자영업자들 ‘골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사연 확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앞세워 ‘외상’을 구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요즘 꽤 보인다는 배달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 게시물에는 요청사항이 적혀 있는 배달 주문서 사진 여러 장이 게재됐다.

외상을 부탁한 손님 A씨는 “사장님 정말 죄송한데 제가 어제부터 밥을 못 먹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내일 돈 들어오고 이체해 드리는 건 힘들겠냐”고 요청사항에 적었다. 외상 구걸하는 이들 늘어나 자영업자들 난감A씨는 약 2만원에 달하는 갈비탕을 주문하며 공깃밥에 소면, 깍두기, 김치까지 추가 주문했다.
또 다른 손님 B씨는 다른 가게에서 음식을 시키며 “임신한 아내가 굶고 있다”고 호소했다.

B씨는 “임신한 아내가 사흘째 못 먹고 있다. 도움 부탁드린다”며 “돈은 나중에 갖다 드리겠다”고 적었다.

이외에도 “사정이 있어서 이후에 급여 받으면 배달비 포함 계좌이체 하겠다. 안 되면 취소해달라. 리뷰(후기) 참여하겠다”는 요청사항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주문 요청사항에 어려운 사연을 적은 이용자들에게 자영업자들이 선행을 베푼 사연들이 자주 노출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는 분석이다.

얼마전에는 ‘너무 배가 고픈데 돈이 없다’며 외상으로 음식을 주문한 10대 미혼모의 요청에 선행을 베푼 자영업자 부부의 일화가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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