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무대가 된 서울…파리·뉴욕·도쿄와 경쟁하는 곳[최수진의 패션채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구찌 패션쇼 언급하면서 서울에 주목
서울, 프랑스 파리·미국 뉴욕·일본 도쿄에 이어 명품 새 투자처로

서울이 글로벌 명품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도시를 꼽으라고 하면, 요즘은 단연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패션업계의 관심이 큽니다.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과 이탈리아 명품 구찌가 연달아 패션쇼를 열 만큼 서울은 중요한 장소가 됐습니다.

그들이 왜 서울을 찾냐고요? 이 숫자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1조6923억원, 1조5900억원, 9305억원…. 이게 뭐냐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샤넬, 디올이 지난해 각각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입니다. 이 3곳의 한해 매출만 4조원이 넘습니다.

영업이익은 또 어떻고요. 지난해 루이비통은 4177억원, 샤넬은 4129억원, 디올은 323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세 브랜드만 모이면 '영업이익 1조 클럽'은 가볍게 통과입니다. 게다가,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알 수 있는 '영업이익률'은 루이비통이 24.7%, 샤넬이 26.0%, 디올이 34.8%에 달합니다.

성장세도 무섭습니다. 루이비통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5.27%, 38.37% 증가했습니다. 샤넬은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66% 늘었고요. 디올은 1년 만에 매출은 51.6%, 영업이익은 53.1% 급증했죠.

숫자가 말해줍니다. 서울은 돈이 되는 도시라고. 그래서 그 콧대 높은 브랜드들이 한국 땅을 밟는 겁니다. 더 많은 한국인들을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거죠.

외신에서도 명품의 움직임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는 "한국 서울은 전 세계의 호화로운 수도들과 경쟁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유럽의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일본 도쿄에 이어 서울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인데요.

매체는 "한국은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2위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라며 "한국에서 명품은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는 도구다. 겉모습으로 지위를 보여주는 유교 사회에 그 뿌리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빼놓지 않고 모건스탠리의 조사 결과도 언급했죠.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3만 원), 세계 1위라고 합니다.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시작되면서 상대적으로 명품 구매를 줄었다고 하지만, 백화점을 찾으면 평일에도 여전히 '30분 대기'가 기본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붐비고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는 이상 서울에 대한 관심도 식지 않을 겁니다. 단독 매장을 열고, 패션쇼를 개최하려고 나서겠죠. 루이비통과 구찌가 끝이 아닐 겁니다. 앞으로 또 어떤 브랜드가 서울을 찾을지 관심이 생기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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