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새로운 도전…한국 CTV 광고 어떻게 변하나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는데 미디어 소비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대표 OTT 기업인 넷플릭스는 2021년 글로벌 가입자 수가 2019년 대비 33% 증가하면서 해당 기간의 주가도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등 눈부시게 성장했다.

하지만 2022년에 들어서며 각국의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풀고 생활이 정상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시장 철수 등이 겹치면서 2022년 1분기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주가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속칭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의 하나로 꼽히면서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각광받다가 시련을 겪게 된 넷플릭스가 반전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바로 광고 사업이다.

넷플릭스는 잰더(Xandr :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됨)와 파트너십을 통해 2022년 11월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한국 기준으로 가장 낮은 요금제인 베이직 요금제가 월 9500원인데 광고를 시청하는 조건으로 월 5500원의 요금으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 내에서 광고 요금제를 사용 중인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가 100만 명을 넘었고 새로운 가입자의 20%가 광고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광고 요금제 가입자는 올해 1000만 명에 육박한 후 2027년 3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넷플릭스의 도전



그렇다면 과연 광고 요금제는 넷플릭스의 기대처럼 성과를 거뒀을까.

2023년 4월 있었던 2023년 1분기 실적에 대한 콘퍼런스 콜에서 광고 요금제에 대한 성과를 엿볼 수 있다.

2023년 1분기는 넷플릭스가 2022년 11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온전하게 마감한 분기다. 결과적으로 광고 요금제에 가입한 가입자의 1인당 평균 매출액(ARPU)이 베이직 요금제 가입자보다 높았고 심지어 미국 시장에서는 스탠더드 요금제 가입자보다 높았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광고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광고 요금제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광고 요금제에 제공되는 콘텐츠의 해상도를 개선하고 콘텐츠의 범위도 더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광고 요금제를 제공하는 OTT는 넷플릭스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디즈니플러스·HBO맥스 등 여러 회사가 광고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구독 서비스 분석 회사 안테나에 따르면 현재 미국 OTT 사용자의 58%는 하나 이상의 광고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어느 산업이든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주요 OTT 업체들은 광고 요금제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들이 이러한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커넥티드 TV(CTV) 광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의 상황과 프로그래머틱 광고를 기술적·사업적으로 지원하는 광고 플랫폼 파트너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CTV 광고는 인터넷에 연결된(Connected) TV이기 때문에 TV 광고를 디지털 광고처럼 운영할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래머틱 광고 방식의 CTV 광고는 모바일 광고와 같이 개인화된 타기팅 광고를 TV에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CTV 광고는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 :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광고비 5000억 달러 이상 집행하는 주요 광고주들의 87%가 필수적인 광고 매체로 인식하고 있고 시장 규모가 2020년 대비 2022년 2배 이상 커질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시청 시간의 70%를 TV에서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TV 광고 단가가 모바일 광고나 PC 광고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CTV 광고의 매출이 중요한데 전 세계적으로 CTV 광고가 급성장하는 시기에 프로그래머틱 광고 파트너인 잰더와 함께 광고 사업에 진출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모티브인텔리전스, 국내 최초 CTV 광고 상용화




한국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미디어 소비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해외와 마찬가지로 OTT의 이용률이 크게 높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방송 매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52%였던 OTT 이용률은 2022년 72%로 성장했다. 특히 주 소비 계층인 20~40대의 평균 이용률은 90%를 넘어섰다.

OTT의 이용률 증가와 함께 IPTV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이용률도 주목할 만한데 같은 조사에서 IPTV 가입자 4명 중 1명(26%)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 TV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서비스도 한국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OTT, IPTV VOD, FAST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 TV를 시청하기는 하지만 실시간 방송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실시간 방송 외 TV 시청 사용자가 많다는 의미는 기존의 전통 TV 광고로 도달할 수 있는 사용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광고주로서는 실시간 방송 외 TV 시청 사용자에 도달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OTT, IPTV VOD 서비스, FAST 서비스 등을 연결해 광고를 송출할 수 있는 CTV 광고다.

그런데 한국의 CTV 광고 시장 환경은 해외 시장 환경과 다른 점이 있는데, 코드 커팅(유료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나 OTT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활발한 해외 시장에 비해 한국의 유료 방송 가입자 수가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3560만 명을 넘었고 낮은 증가율이지만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어 코드 커팅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한국의 인터넷 가입 요금제와 IPTV·이블 방송 요금제가 연결돼 있는 특수한 시장 상황이 가장 크다. 한국처럼 유료 방송 서비스의 셋톱박스로 TV가 연결돼 있는 비율이 높은 국가는 주요 선진국 중 프랑스밖에 없을 정도로 예외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주로 VOD나 스트리밍 TV 인벤토리 중심인 해외의 CTV 광고에 비해 한국에서는 유료 방송 서비스의 셋톱박스를 통해 실시간 방송 광고도 프로그래머틱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래머틱 광고의 최대 장점은 정교한 오디언스 타기팅에 있다. 프로그래머틱 광고 기반의 CTV 광고를 활용하면 광고주의 자사 홈페이지 방문자나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를 타기팅하거나 백화점 매장이나 자동차 전시장 방문 사용자를 타기팅해 TV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다.

즉, CTV 광고를 통해 IPTV 광고나 어드레서블 TV 광고처럼 실시간 방송에 집행할 수 있는데 이는 방송사와 통신사에 추가적인 광고 매출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광고주들에게 프로그래머틱 광고를 통해 개인화된 타기팅 광고를 실시간 방송 광고에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렇듯 한국의 CTV 광고는 늘어나는 실시간 방송 외 TV 시청 사용자에 대한 효율적인 광고 노출과 정교한 타기팅을 통한 실시간 방송 광고 노출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국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최초로 CTV 광고 플랫폼을 상용화하고 가장 다양한 CTV 광고 인벤토리를 연동해 운영 중인 모티브인텔리전스의 CTV광고사업본부장인 정인준 이사는 “올해 초 CTV 광고를 소개하기 위해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들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CTV 광고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35개 이상의 기업과 세미나를 진행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돼 모티브인텔리전스의 2023년 CTV 광고 매출은 올해 상반기를 마감하기도 전이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을 이미 초과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CTV 광고는 한국의 동영상 미디어 서비스 관련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OTT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OTT 업체들, 성장 모멘텀을 모색 중인 IPTV 광고, 아직 초기 단계인 어드레서블 TV 광고 등 매출 구조 다각화를 위해 노력 중인 이들 기업에 CTV 광고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CTV 광고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이라 시장의 정확한 규모를 예측할 만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지만 향후 예정돼 있는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에 따른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가입자 증가와 이에 대응하는 한국 OTT 업체들의 광고 요금제 도입 움직임, IPTV 실시간 광고와 어드레서블 TV 광고 인벤토리들의 추가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빠르게 주요한 광고 매체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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