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세 모녀, 상속세 내기 위해 4조원 대출...매년 이자만 2000억
입력 2023-06-06 12:43:16
수정 2023-06-08 12:15:24
최근 주식담보 대출 받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내야 할 세금만 6조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별세한 뒤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대출받은 돈이 4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삼성미술관리움 전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최근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다. 대출 금액은 홍 전 관장이 1조4000억원, 이부진 사장 5170억원, 이서현 이사장 1900억원이다.
세 모녀의 대출은 이번에 받은 것이 다가 아니다. 삼성 주요 계열사 공시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현재 세 사람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4조781억원에 달한다.
세 모녀가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은 상속세 납부 때문이다.
계열사 주식도 처분해삼성 오너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납부한 금액은 약 6조원인데, 앞으로 3년간 추가 납부해야 할 금액도 6조원 넘게 남아 있다.
오너 일가의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최근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받은 주식 담보 대출의 금리는 5%대로 알려졌다. 세 모녀가 부담해야 할 대출 이자만 연간 2000억원 이상인 셈이다.
연부연납 가산금까지 고려하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내는 이자 규모 또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들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계열사 주식까지 처분했다.
홍 전 관장은 작년 3월 삼성전자 지분 약 2천만주를,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주식 약 150만주를 매각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주식 300만주 전량과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매각해 상속세를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