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본격화’ 지구환경 지키는 '그린 기업' 늘어난다
입력 2023-06-09 15:38:45
수정 2023-06-09 18:02:49
온실가스 분해부터 폐기물 수기 및 처리, 재활용, 음식물 쓰레기 저감 등 솔루션도 눈길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 공시 의무가 확대되고,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탄소중립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169억 달러(약 22조원)에 불과하던 기후테크 산업 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해 2032년에는 1480억 달러(약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탄소 배출 관리 △음식물 쓰레기 저감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온실가스 분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탄소배출량 자동 계산부터 플라스틱 순환체계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부터 소상공인, 개인까지 누구나 손쉽게 탄소배출을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탄소중립 SaaS 플랫폼 ‘그린플로’ 운영사 오후두시랩은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보고, 제감 방안 제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간단한 질의응답 방식의 설문 문항에 연료, 전기, 난방 등 이용 현황을 입력하면 탄소배출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준다. 다양한 데이터 입력 양식을 지원해 에너지 사용량 또는 비용 데이터 등 이용자들이 다루기 편한 방식으로 선택해 입력하면 된다.
최근 제조, 패션, 환경, 데이터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탄소중립 생태계를 본격 확장하고 있다. 각 기업의 탄소 발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산업군별로 최적화된 탄소중립 방안을 제시한다. 오후두시랩은 이번 MOU를 시작으로 철강, 금융, 정부 산하기관까지 다양한 분야로 제휴망을 넓혀 국내 탄소중립 대응체계 마련 및 네트워크 강화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플라스틱 순환체계를 만들어가는 수퍼빈은 AI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실제로 재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퍼빈이 개발한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은 생활폐기물을 자동으로 선별 처리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봇이다. 이용자가 캔·페트병을 투입구에 넣으면 네프론이 이미지와 무게로 폐기물을 자동으로 분류해 수거하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올해 4월 기준 전국에 네프론 820대를 보급해 폐기물을 회수한 이 기업은 회수한 폐플라스틱을 플라스틱 소재화 공장 ‘아이엠팩토리’에서 분쇄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의료, 부직포 같은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된다.
리카본(ReCarbon)은 플리즈마를 이용해 온실가스를 분해하는 기술을 보유한 탈탄소 솔루션 기업이다. 리카본이 개발한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 (PCCU·Plasma Carbon Conversion Unit)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해서 상업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합성가스를 생산한다. 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리카본은 미국과 한국에 3개의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운영 중이며, 미국, 호주, 동아시아를 주력 시장으로 사용화를 개시한다는 전략이다.
음식물 쓰레기, 폐기물 없애 지구지키는 스타트업
기업형 폐기물수집·운반 토탈 서비스 ‘업박스’는 폐기물 전 과정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해 관리해준다. 기업 고객은 수거한 폐기물 양을 눈금이 있는 전용 용기로 정확히 측정한 후 '업박스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다. 폐기물 발생량은 물론 탄소저감량, 비용 등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고,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보다 저렴하게 폐기물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리코는 음식물 폐기물을 비롯해 플라스틱, 종이 등 일반 폐기물까지 처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리코는 현재까지 총 23종에 대한 폐기물 수거 및 운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업박스 이용 고객사도 3000여 곳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형쇼핑몰, 호텔, 기업형 급식시설, 식품공장 등 기존 사업장을 넘어 물류창고 등 다양한 현장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 제공사 누비랩은 식사 전후 식판을 스캔해 섭취량, 잔반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용자의 메뉴별 선호도와 만족도를 분석해 소비량을 예측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 탄소절감 효과를 보이는 누비랩은 기업 및 관공서, 학교, 유치원 등 100여 곳의 급식소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