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룸이 있는데 팝업을 연다고? 직접 예약하고 다녀온 논픽션 팝업스토어 [강은영의 팝업밋업]

기업의 팝업스토어 운영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거나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고객을 만나고 있는 브랜드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논픽션(NONFICTION)이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신제품을 선보인다고 해 궁금증이 동했습니다. 논픽션은 이미 서울 한남동과 삼청동, 부산 해운대, 현대백화점 판교점 쇼룸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선보인 시트러스 컬렉션 향수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논픽션 팝업스토어. (사진=논픽션)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본 그 브랜드논픽션은 2019년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로 바디로션, 핸드워시, 향수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가 주 고객층인 이 브랜드는 아마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자주 접하셨을텐데요. 합리적인 가격과 세련된 패키지, 로고 덕분에 가볍게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MZ세대라면 한번쯤 이 브랜드의 핸드워시나 핸드크림을 생일선물로 받아보셨을 겁니다.

야외 정원에도 원물을 활용한 VMD(Virtual Merchandising)를 조성해 놓았다. (사진=강은영)


또, 이 브랜드는 배우 유아인과 아티스트 그룹 스튜디오 콘트리트를 이끈 이력이 있는 차혜영 대표가 전개하고 있는데요. 차 대표는 그룹 GOD 멤버이자 배우 윤계상의 배우자로도 유명합니다.

이번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는 장소는 성수동 아파트먼트풀입니다. 지하철을 이용해 이곳을 찾아간다면 성수역 3번 출구로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10여 분을 걷다보면 논픽션의 시그니처 로고가 박힌 유리창과 입간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곳이 입구는 아닙니다. 오른쪽 골목으로 코너를 돌면 하얀 옷차림의 진행요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곳에서 예약 확인과 함께 입장할 수 있습니다.

논픽션은 이번 팝업스토어 장소로 성수동을 택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논픽션의 김은지 마케팅 팀장은 성수동이 논픽션 쇼룸을 운영한 적이 있는 '친숙한 지역'이라는 것과 '많은 유동인구'가 오가는 곳이라는 점에서 팝업 개최 장소로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야외정원과 실내 공간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담한 야외 정원에는 젤라또 부스, 포토매틱 기계, 카페 부스가 준비돼 있었고, 실내 공간에는 시향 공간, 판매숍, 포토존 등이 꾸며져 있었습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향을 조향한 조향사의 인터뷰 내용과 브랜드 소개가 담긴 소개서는 한국어 버전과 영문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방문객 위한 배려 돋보이나 야외 동선 및 2층 계단 아쉬워초청행사가 아닌 실제 방문객처럼 직접 예약 후 현장을 돌아보고 나니 좋았던 점과 생각해볼만한 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우선 팝업스토어 사전 예약과 일정 변경, 그리고 현장에서의 안내까지 팝업스토어에 발을 들이는 과정이 매우 수월했습니다.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논픽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예약 및 변경이 가능했으며, 갑작스런 비 소식에 2~3차례 예약을 변경했으나 바로 변경이 반영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나선형의 철제 계단. (사진=강은영)


현장에서 입장을 안내해 주는 직원은 3명으로, 입구를 알려주는 역할과 대기 인원이 있을 경우 안내해주는 직원 1명, 카카오톡 예약 확인과 기프트를 나눠주는 직원 2명이었습니다. 사전에 예약을 하지 못했어도, 현장 상황에 따라 그 자리에서 카카오톡 예약 후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를 하게 될 경우의 날씨를 고려해 양산과 우산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공간 대비 진행요원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진행 인원이 혼자 온 고객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본사에서 파견됐다는 픽셔니스트(쇼룸 판매사원)들이 적극적으로 향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소개한다는 이 공간의 기획의도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가는 계단을 분리해 놓고, 이를 안내해주는 직원이 있는 것으로 보아 혼잡 시를 대비한 동선을 사전에 고려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논픽션 팝업스토어에 방문하면 받을 수 있는 트라이얼 키트. (사진=강은영)


방문만 해도 얻어갈 수 있는 콘텐츠와 기프트가 있었습니다. 입장하면서 이번에 론칭한 네롤리 드림, 오픈 암스, 심플 가든 3가지 향의 0.8ml 트라이얼 샘플을 받을 수 있었고, 야외 정원에 설치된 포토매틱 부스에서 무료로 사진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보니 사진을 찍기 위한 고객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동선이 다소 원활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야외 공간이 다소 협소한 편이어서 구매 고객에게 준다는 젤라또를 받아 준비된 좌석으로 이동하려면 포토 부스 대기줄을 뚫고 지나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 2층은 나선형의 파란 철제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요. 보기에는 좋았지만 좁은 폭의 계단이 매우 아슬아슬했습니다.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이 계단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노약자나 이동 약자는 2층을 구경하기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여름을 맞이해 공개한 신제품 홍보라는 기업의 실리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로 방문객의 즐거운 공간 경험까지 챙긴 행사였습니다. 논픽션의 시트러스 컬렉션 팝업스토어는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성수동 아파트먼트풀에서 진행됩니다.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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