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재산 모은 '헤지펀드 전설' 소로스, 4남에게 승계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 / 사진=AFP연합뉴스

올해 92세인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아들인 알렉산더 소로스(37·이하 알렉스)를 후계자로 결정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로스가 250억달러(약 32조2875억원) 규모의 사업을 알렉스에게 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로스의 공식 후계자가 된 알렉스는 소로스가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가운데 첫째로 뉴욕대를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헝가리 출신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로스는 헤지펀드의 선구자로 통했다. 지난 1992년에는 파운드화 매도 공격에 나서며, 파운드화 투매를 일으켰다. 존 메이저 당시 영국 총리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영국 재무부는 소로스와의 파운드화 가치를 둔 싸움에서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소로스는 당시 10억달러(약 1조2910억원)의 차익을 남기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소로스는 이후 비영리재단인 열린사회재단(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를 설립해 각국에서 교육과 의료, 시민사회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알렉산더 소로스 / 사진=오픈소사이어티 홈페이지


알렉스는 지난해 12월에 이미 소로스가 만든 OSF 이사장으로 선출됐으며, 소로스의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의 위원장 자격으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알렉스는 또 재단과 가족의 재산을 관리하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FM) 투자위원회에도 가족 구성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소로스의 대변인은 소로스의 재산 250억달러 대부분은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OSF로 넘어갈 예정이며 슈퍼팩에는 1억2500만달러(약 1614억원)가 배정될 예정이다.

OSF는 매년 15억달러(약 1조9377억원)의 자금을 전 세계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건설을 위해 일하는 단체에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한편 WSJ은 소로스가 평소 OSF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결정에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던 조나단(52)이 아닌 알렉스가 선택된 것도 의외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인 조나단은 소로스의 첫째 부인 사이에서 셋째로 태어났으며 소로스 재단 부다페스트 사무소와 소로스 투자회사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조나단은 가족의 평화를 위해 지난 2011년 소로스의 투자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이후 맨해튼에서 아내와 3명의 자식과 함께 생활하면서 각종 공익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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