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로 날아오른 에어프레미아, "2027년 매출 1조1500억 목표" [현장에서]
입력 2023-06-14 13:35:52
수정 2023-06-14 13:35:53
2027년까지 15대 항공기 도입 예정...미주 및 유럽 장거리 노선 확대
매각 작업은 진행 중... "현재 경영진에는 변동 없을 것"
에어프레미아가 2027년까지 15대의 항공기를 도입해 매출 1조 15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 밝혔다.
에어프레미아는 6월 14일 여의도에서 ‘국제선 정기취항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노선을 최초 국제선으로 취항했을 때만 해도 펜데믹이 여전히 위력을 떨쳤고, 신생 항공사가 국제선을 잘 운항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다”며 “지난해 9~10월이 되면서 탑승률 90%에 육박하는 노선이 생겨나면서 안정적으로 운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가 제시한 5년 후 목표 실적은 매출액 1조 1500억원, 영업이익 1천억원 이상이다. 유 대표는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2027년까지 15대, 2030년까지 20대 이상의 대형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이와 함께 미주·유럽 주요 노선 발굴에도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는 보잉 787-9 항공기의 6~9호기 도입이 확정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올해 5월 뉴욕에 취항하며 미주 노선 운영에 나선 에어프레미아는 이달 23일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하며 유럽 노선 진출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에어프레미아가 추가 취항을 검토 중인 장거리 노선은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주요 도시와 시애틀, 하와이 등 미주 거점 지역이다.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가심비’ 서비스로 최근 신생 항공사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유 대표는 “에어프레미아는 신생 항공사지만 기장들의 평균 근무 경력이 20년이며 정비나 객실 서비스에서도 고도로 훈련된 경력자들을 배치 했다”며 “탑승률이 높아진 것은 엔데믹으로의 전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객들의 호응이 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객실 와이파이 서비스를 통해 월 평균 1257명의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또 국내 취항 항공사 중에서는 최초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기내에서 생중계 하는 등, 다양한 고객 서비스를 확대했다.
탑승률만큼이나 기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에어프레미아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NPS(Net Promoter Score) 조사에 따르면, “주변 지인에게 에어프레미아를 얼마나 추천하고 싶은지”를 묻는 문항의 응답 점수는 70점이었다. NPS 지표는 0점 이상일 경우 추천자가 비추천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50점 이상은 ‘훌륭한(excellent)’ 점수로 평가된다.
특히 에어프레미아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좌석 만족도에 10점을 준 고객은 55.9%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금창현 에어프레미아 여객본부장은 “가격을 보고 LCC에 맞는 서비스를 생각하고 탑승했지만 승무원의 친절도와 높은 서비스에 고객들이 높은 만족도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객 만족에 따라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7월 국제선 취항에 나선지 5개월 만에 싱가포르, 호찌민, LA, 나리타, 뉴욕 등 모든 정기노선 탑승률 80% 이상을 달성하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지난달부터 운항을 시작한 뉴욕 노선은 취항 직후 탑승률이 95%에 달했으며, 이달 말 취항을 앞둔 프랑크푸르트 노선도 6월 항공편 평균 예약률 80%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독점 해소해 줄 적임자?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나오게 됐다.
매각에 대해 유 대표는 “2년 전 투자를 받았던 사모펀드의 지분을 일반 투자자와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기존 에어프레미아의 사외이사였던 두 회사가 새롭게 지분을 넘겨받고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지배구조가 안정될 것”이라 말했다. 또 현재 경영 인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며, 금년 중으로는 신규 투자도 받을 것이라 말했다.
유 대표는 "지금 회사의 상황은 노선 운항이 정상화 되고 캐시플로우(현금 흐름)도 안정화로 접어들고 있어 회사의 장기적 운영에는 지장이 없다"며 "다만 단기간 많은 기재를 들여오기 위해선 신규 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약속을 받았고, 이는 금년 하반기 중 실행될 예정"이라 설명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세 번째로 장기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진행 중인 만큼, 에어프레미아가 앞으로 항공 시장에서 얼마만큼 영향력을 확장할지가 관심사다.
유럽 경쟁당국은 최근 대한항공에게 유럽 주요 4개국 노선에 동시 취항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한국 항공사에게 운수권(슬롯) 일부를 양도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대한항공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다. 합병 후에도 대한항공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항공사가 있어야 소비자의 권익이 보호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슬롯을 가져올 수 있는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유 대표는 “대한항공이 미주 5개, 유럽 4개 노선에서 신규 경쟁자를 찾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다”며 “이 노선에 새로운 진입자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말했다. 또 에어프레미아는 충분히 미주와 유럽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수 있으며 장거리 노선 진입에 대한 의사도 강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당초 회사를 설립할 때 에어프레미아는 양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가정하지 않은 채로 계획을 세웠다”며 “합병이 되던 안되던, 우리의 계획을 꾸준히 실행할 것”이라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