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금융기관, 민간보다 화석연료 금융자산 1.5배 많아

국내 금융기관 화석연료 자산 118조5000억원
석탄 49조원, 천연가스 30조원, 석유 22조원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화석연료 금융자산을 조사한 결과 공적 금융기관이 민간 금융기관보다 1.5배 많은 화석연료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양이원영 국회의원실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2 한국 화석연료금융백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화석연료 자산은 11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석탄 자산은 49조2000억원, 천연가스 30조2000억원, 석유 61조5000억원이다.

기관별로는 공적 금융기관이 61조8000억원의 화석연료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민간 금융기관이 보유한 화석연료 자산 39조9000억원과 비교해 1.54배 많았다. 산업은행이 한국전력 지분 20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 부문별로는 공적기관이 61조8000억원의 화석연료 자산을 손해·생명 보험 24조7000억원, 은행 13조9000억원, 증권사 1조3000억원 순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금융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탈석탄 로드맵 수립 외에도 금융 시스템을 기후금융, 녹색금융, 나아가 지속가능 금융으로 바꾸어 나가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럼 측은 금융규제 당국이 금융기관의 건전성 평가에 기후 리스크를 적극 고려하고 유럽연합의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SFDR)처럼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기후 등 공시를 의무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양이원영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투자는 급속히 줄고 있고 재생에너지 투자는 늘고 있다"며 "2021년 기준 재생에너지 투자는 3670억 달러로 화석연료와 비교해 3.1배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2022년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화석연료 금융 자산은 전년 대비 1% 감소했을 뿐"이라며 "금융기관이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석탄만이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 산업에 금융기관이 아낌없는 연료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이 수치로 밝혀졌다"며 "금융기관은 2050년 넷제로 관점에서 2030년 중간목표를 포함해 장기적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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