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역발상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2023 100대 CEO]

1976년생. 미국 마리안고. 인하대 경영학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대학원 MBA. 2010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 2017년 대한항공 사장. 2019년 한진칼·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현).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영업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예상 밖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보인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위기 속에 진행한 대한항공의 화물 사업이다. 조 회장은 2010년대 장기 침체와 과다 경쟁으로 신음하던 항공화물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보잉777F, 보잉747-8F 등 최신 고효율 화물기단 구축에 힘을 보탰다.

또한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이려고 했을 때도 당시 총괄부사장이었던 그는 머지않아 반등의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어려운 화물 사업 여건 속에서도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해 갔다.

또한 조 회장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객기들이 지상에 멈춰 선 상황에서 ‘빈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 ‘역발상 전략’을 펼쳤다.

여객기의 화물칸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화물 운송 공급처를 확대할 수 있고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같은 판단으로 유지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해진 항공 화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화물 공급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긴급 구호 물품 등 급증하는 화물 수요를 선점하는 혁신 전략을 통해 전 직원들의 고용 유지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무이하게 2020년 2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 받아 대한항공은 세계적 항공 매체인 ATW(Air Transport World)로부터 2021~2022년 올해의 화물 항공사에 선정됐다.

조 회장은 아시아·태 지역의 유력 항공 전문 매체인 오리엔트에비에이션으로부터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는 가운데 과감하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내린 것도 돋보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할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유상 증자 등 적극적인 자본 확충 노력을 기반으로 오히려 부채 비율을 200%대까지 낮춰 위기 속에서도 기초 체력을 탄탄하게 다졌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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