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역발상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2023 100대 CEO]
입력 2023-06-30 10:45:20
수정 2023-06-30 10:45:20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영업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예상 밖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보인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위기 속에 진행한 대한항공의 화물 사업이다. 조 회장은 2010년대 장기 침체와 과다 경쟁으로 신음하던 항공화물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보잉777F, 보잉747-8F 등 최신 고효율 화물기단 구축에 힘을 보탰다.
또한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이려고 했을 때도 당시 총괄부사장이었던 그는 머지않아 반등의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어려운 화물 사업 여건 속에서도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해 갔다.
또한 조 회장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객기들이 지상에 멈춰 선 상황에서 ‘빈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 ‘역발상 전략’을 펼쳤다.
여객기의 화물칸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화물 운송 공급처를 확대할 수 있고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같은 판단으로 유지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해진 항공 화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화물 공급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긴급 구호 물품 등 급증하는 화물 수요를 선점하는 혁신 전략을 통해 전 직원들의 고용 유지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무이하게 2020년 2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 받아 대한항공은 세계적 항공 매체인 ATW(Air Transport World)로부터 2021~2022년 올해의 화물 항공사에 선정됐다.
조 회장은 아시아·태 지역의 유력 항공 전문 매체인 오리엔트에비에이션으로부터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는 가운데 과감하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내린 것도 돋보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할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유상 증자 등 적극적인 자본 확충 노력을 기반으로 오히려 부채 비율을 200%대까지 낮춰 위기 속에서도 기초 체력을 탄탄하게 다졌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