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시장 변화와 트렌드에 앞선 감각 [2023 100대 CEO]
입력 2023-06-30 06:00:31
수정 2023-06-30 06:00:31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2018년 대표에 취임한 이후 줄곧 NH투자증권의 실적 경신을 이끌었다. 취임한 첫해에 5401억원의 영업이익과 3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창사 50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특히 2021년 1조31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첫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취임 당시 5년 후 경상이익 1조 달성을 내걸었던 정 사장은 2021년 이미 목표를 조기 달성한 셈이다. 취임 직전 해에 비하면 3배에 달하는 성장으로 NH투자증권의 견고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은 비우호적인 국내외 투자 환경 속에서 연간 실적으로 영업이익 5214억원, 당기순이익 302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농협금융지주의 수익 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기존 NH농협금융의 은행 중심으로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NH농협금융에 대한 배당과 농업 지원 사업비 지원 등 직접적인 재무적 기여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농협 계열사 간 매년 1조원 내외의 기업금융(IB) 딜 공동 투자를 주선하는 등 범농협 자금 운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증권업계에서 자타 공인 최고의 IB 전문가로 꼽힌다. 2005년 대우증권에서 NH투자증권의 전신인 구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로 합류한 이후 줄곧 IB 리그테이블 선두권을 놓치지 않았고 인수금융과 인수·합병(M&A) 사업을 개척하는 등 증권업계 IB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대표적 인물로 통한다.
또한,시장 변화와 트렌드에도 앞선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2018년 취임과 동시에 업계 최초로 CDO(Chief Digital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디지털 서비스 나무증권은 2020~2021년간 신규 계좌 410만 개를 유치하며 증권업계 대표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높혔다.
정 사장 취임 이후 WM사업부는 ‘과정 가치’ 평가 제도 도입하면서 자산 관리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즉, 기존의 재무적 성과 중심의 평가 방식에서 고객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특히 고객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과정 가치’ 기반의 활동성을 영업의 중요한 요소로 삼으면서 고객의 성향 분석과 니즈 파악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의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IB사업부는 지난해 시장 금리 상승과 주식 시장 악화 등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상품 선제안 등 적극적인 딜 추진을 통해 IB 관련 수익 6362억원을 기록했다. 앞으로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문별 고른 수익을 올리며 경쟁사 대비 우수한 실적을 거둬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특히 ECM과 DCM 부문에서 대표 주관·인수 시장 최상위(top-tier)를 공고히 하고 부동산과 대체 투자 등에서 실적을 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조직 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신설, 가동했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기존의 조직 문화를 진단·분석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도록 정책·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지원부서의 비효율 업무 30% 절감,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대면 보고 축소, 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주고 전문 인력 양성 체계 구축 등을 과감히 실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