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닛 인증 제품 첫 출시…저탄소 철강 시대 연 포스코[ESG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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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이 포스코의 탄소저감 제품 출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포스코


지난 6월 포스코가 한국 최초로 탄소 저감 철강 브랜드 ‘그리닛서티파이드스틸(Greenate certified steel, 이하 그리닛 인증 철강)’을 출시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1월 ‘친환경 소재 포럼 2022’에서 ‘그리닛’ 브랜드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그리닛은 포스코의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브랜드다. 앞으로 출시하는 탄소 저감 강재에는 모두 그리닛이라는 이름이 붙을 예정이다. 사실상 패밀리 브랜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포스코는 그리닛의 성공을 위해 앞서 출시한 3대 친환경 브랜드 제조 노하우, 저탄소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생산을 위한 모든 노력을 한데 모았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그리닛을 활용해 2017~2019년(기준 연도) 평균 탄소 배출량인 7880만 톤을 2040년까지 50% 줄일 계획이다. 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020만 톤으로 기준 연도 대비 10.9% 감소했다. 지난해 포항제철소에서 스크랩과 펠릿 등 저탄소 원료의 사용 비율을 높여 철강 1톤 생산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9톤(tCO₂)에서 2.05톤으로 2.1% 줄었다.

기존 고로는 저탄소 조업 기술을 향상하고 2026년부터 전기로 신설을 통해 용강을 직접 생산하거나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용선)을 합탕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감축할 예정이다. 2026년 하이렉스(HyREX) 수소 환원 제철 시험 설비를 준공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 개발을 끝내는 등 생산 설비를 전환해 나갈 예정이다.

탄소 중립 핵심 브랜드, 그리닛

온실가스 감축은 곧 그리닛 판매 물량 확보로 이어진다. 그리닛 인증 철강은 제조 공정을 개선해 감축한 탄소 배출량의 합계를 철강 제품에 할당하는 매스 밸런스(mass balance) 방식으로 판매된다. 온실가스 감축량이 많을수록 판매량도 늘어난다.

포스코는 앞서 올해 1분기 재생에너지 크레딧 구매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철강(Renewable energy steel)’을 판매했다. 2분기 판매를 시작한 그리닛 인증 철강에 이어 고로 기반의 저탄소 조업과 최신식 대형 전기로와 수소 환원 제철을 통해 탄소 배출을 30% 이상 저감한 ‘그리닛 카본 리듀스드 스틸(Greenate carbon reduced steel, 이하 그리닛 탄소 감축 철강)’을 판매한다.

재생에너지 철강은 재생에너지를 적용해 생산한 강재로, 포스코는 자가발전이나 탄소 크레딧 구매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조달한 후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고객사에 주문한 강재와 함께 제공했다.

그리닛 인증 철강은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준인 GHG 프로토콜에 기반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산정했다. 또 감축 방법과 감축량, 배분 방식 검증은 세계 3대 인증 기관이면서 글로벌 철강사 탄소 저감 강재 검증 경험이 가장 많은 영국 DNV를 통해 수행했다.

지난해 11월 개최한 포스코 친환경소재 포럼 2022. 왼쪽부터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임영호 현대중공업 부사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이규석 현대자동차 부사장, 정탁 포스코 사장. 사진 : 한국경제신문

고객 스코프 3 탄소도 감축

구매 고객사에는 DNV의 제품 보증서와 포스코가 발행하는 구매 인증서를 제공해 고객사는 이를 통해 원재료 부문(스코프 3) 탄소 배출량 감소를 보고할 수 있다. 그리닛이라는 이름을 이번 인증 철강부터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리닛이 포스코의 탄소 중립 달성의 핵심 수단 중 하나이자 동시에 기후 위기를 경쟁력으로 바꾸는 브랜드가 되는 셈이다.

포스코가 해당 제품 판매를 위해 이번에 검증받은 탄소 감축량은 총 59만 톤으로,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고로와 전로에서 각각 펠릿과 스크랩 사용 비율을 높여 전년 동기 대비 탄소 배출량을 감축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약 20만~30만 톤을 ‘그리닛 인증 철강’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유럽·일본의 철강사들은 이미 2021년부터 매스 밸런스 방식을 도입했지만 한국에서는 포스코가 처음 채택해 탄소 저감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일본에서는 다수의 조선사와 글로벌 자동차 회사 등이 선박과 차량 모델에 채용하는 대표적 탄소 저감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고 유럽에서는 소비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10만 톤 이상 판매 실적을 거뒀다.

그리닛 인증 철강을 최초로 구매한 LG전자는 건조기 부품 소재로 200톤을 주문했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오븐 제품에 우선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포스코는 지난 3월 이마트 연수점 매장 내 그리닛 인증 철강을 시범적으로 적용한 스마트 팜 하우징을 일반 시민에게 공개했다.


최종 목표는 탄소 감축 그리닛

포스코의 최종 목표는 탄소 감축 철강 출시다. 2026년 신설 전기로가 가동되면 그리닛 탄소 감축 철강의 전기로 타입을 도입할 수 있다. 2025년 하반기 광양제철소 최신식 대형 전기로가 준공되면 기존 고로의 용선과 합탕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기로 타입의 탄소 감축 그리닛을 출시한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가 원료부터 출하까지 하이브리드 생산에 맞는 최적의 공정 배치를 갖췄다고 설명한다.
또한 합탕 및 전기로 운영의 풍부한 경험을 보유해 제품 톤당 탄소 배출량을 30% 저감하는 기준으로 합탕 시 2021년 광양에서 양산 중인 모든 철강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2030년 자체 기술인 하이렉스 기반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면 수소 환원 제철 타입의 그리닛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그리닛 인증 제품 출시로 철강 시장에서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항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포스코는 저탄소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최우선적으로 고객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국내외 고객사와 탄소 저감 협업 관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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