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인 하나 안찍었다고”...대한항공 러시아에 590억 과징금 납부 위기

과징금 당초 80억루블에서 41억5000만루블로 줄어
대한항공 측 “정상적인 절차 모두 거쳤다”...항소 예고



대한항공이 러시아 연방 관세청으로부터 5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상사법원은 최근 대한항공에게 과징금 41억 5000만루블(약 590억 원)을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러시아 상사법원은 지난해 대한항공에 대해 80억루블(약 11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과징금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대한항공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 배경은 이렇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2월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를 경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화물기(KE529편)을 운항하면서 모스크바 공항 세관의 직인 날인을 받지 않고 이륙했다는 것.

이에 러시아 당국은 이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시점에서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세관의 직인 날인을 받지 않은 경우 항공기 가액의 0.5~3배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다만 대한항공은 이 같은 조치가 무리한 법 적용의 결과라며 정식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과징금은 줄었지만, 이번 1심 결과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러시아 법규에 따라 모든 서류를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또 세관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는 등 정상적으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수차례 소명했는데도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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