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도 쓰는 폴더폰. Z세대는 왜 옛날 휴대폰에 열광할까 [김민주의 MZ 트렌드]

사진=한소희 인스타그램 @xeesoxee


배우 한소희가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진이 화제다. 손에는 최신 스마트폰 대신 십여 년 전에 유행했을 법한 폴더폰이 들려 있기 때문이다. 한소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접을 때 나는 ‘착’ 소리가 경쾌하고, 버튼 누르는 촉감이 좋다”며 폴더폰 구매 이유를 밝혔다. 또 “인터넷 속도가 느려 핸드폰을 잘 안 보게 되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는 레트로 열풍에 피처폰도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피처폰은 스마트 기능 없이 전화, 문자 등 최소한의 기능만 있는 휴대전화를 뜻한다. 2000년대 초에 출시된 피처폰은 불과 얼마 전까지 ‘효도폰’으로 불렸지만, 최근 Y2K와 디지털 디톡스 트렌드 덕에 Z세대 사이에 ‘핫템’으로 자리 잡았다.
틱톡 내 #Flipphone 게시글 갈무리


SNS에서 옛날 폴더폰을 언박싱(포장을 풀고 상품을 소개)하거나 폰꾸(휴대폰 꾸미기)하는 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외 Z세대 사이에서도 일명 바보폰(Dumb Phone)이라고 불리는 피처폰이 인기다.

SEMrush의 검색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2018년에서 2021년 사이에 구글 내 피처폰 검색량이 89% 증가했다. 또 앞서 피처폰 시장이 빠르게 축소될 거라는 업계 전망과 다르게 글로벌 피처폰 판매량은 2019년 4억 대에서 2021년 10억 대로 증가했다.

노키아 휴대폰 제조사 HMD글로벌은 지난해 미국 내 폴더 피처폰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매월 수만 대의 피처폰이 팔려 나갔다고 밝혔다. 노키아 마케팅 책임자 Lars Silberbauer는 “플립폰 시장이 5% 성장했으며, 이제 유럽에서도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렌드에 발맞춰 Nokia 150, Nokia 130 두 가지 버전의 새로운 피처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는 미국 내 피처폰 복귀 현상 모두 Z세대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스크린과 온라인 활동에 피로감을 느낀 Z세대가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피처폰을 구매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털 디톡스는 정신건강을 위해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NIDA(국가약물남용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남용은 불면증과 기분 변화, 심지어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 하루에 7시간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는 10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이 얇다는 것이 확인됐다.

업계는 젊은 층의 피처폰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미국 내 피처폰 판매도 향후 5년간 최대 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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