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10분 충전·400km 주행' 셴싱 공개
기존 LFP 배터리 기술력 한계 극복 주장
가격·성능 경쟁력 끌어올려 주목
권영수 부회장 "우리도 열심히 준비 중"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의 CATL이 10분 충전으로 최대 400km를 달릴 수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CATL은 8월 16일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크게 개선한 새로운 LFP 배터리 ‘셴싱(神行·Shenxing)’을 선보였다.
이 배터리는 LFP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4C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C는 배터리의 충전 배율을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1C 충전은 60분, 2C 충전은 30분, 3C 충전은 20분, 4C는 15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CATL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LFP 배터리의 약점인 저온 특성을 개선해 영하 10도 환경에서도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일반 온도에서는 10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고 4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15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완전 충전시 최대 주행 거리는 700㎞라고 CATL은 밝혔다.
그동안 LFP 배터리는 한국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주력으로 삼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주행거리 등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CATL이 이 배터리를 통해 LFP의 기술적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한 것으로 보여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8월 18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CATL의 배터리 신제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CATL이) 잘하고 있다"며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ATL은 셴싱 배터리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충전되는 전기차 배터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셴싱은 '매우 빠른 속도'를 뜻하는 말이다.
아직 셴싱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이나 판매 가격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기존 차량에 비해 충전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와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ATL은 셴싱 배터리를 올해 말 양산해 2024년 1분기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선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이 발표한 내용이 검증이 되고,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