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친환경 도료 건조기 개발...볼보·르노 등 외국계 기업이 먼저 '러브콜'

조소앙 쓰리텍 대표 인터뷰



“인원이 부족하다고 느낄 만큼 올해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다.”

조소앙 쓰리텍 대표는 9월 5일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회사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쓰리텍은 도료 건조 설비 제조업체다. 2016년 한국 최초로 ‘HSWG(Heat Spreader Wave Guide) 복사파 건조기’를 개발해 매년 성장하고 있다. 쓰리텍의 작년 매출은 약 20억원이었다. 내년에는 매출 100억원 돌파를 기대한다.

조 대표가 설명한 수주 급증의 배경은 이렇다. 현재 한국의 제조업 현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설 투자가 한창이다. 공장의 효율성 제고와 함께 이제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된 탄소 배출 감소를 이행하기 위해서다.

조 대표는 “쓰리텍이 개발한 HSWG 복사파 건조기는 이런 기업들의 최근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장치”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쓰리텍이 개발한 HSWG 복사파 건조기는 ‘효율’과 ‘친환경’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장치다.

기존의 도료 건조 방식을 살펴보자. 자동차나 선박 등에 칠한 페인트·바니시 등을 말려 주기 위한 작업인 도료 건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눠진다.

첫째는 자연적으로 건조하는 방법, 둘째는 액화천연가스(LNG)와 같은 화석 연료를 태워 만든 뜨거운 바람을 내뿜는 열풍 건조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첫째 방법은 친환경에 가깝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대부분 둘째 방법을 활용하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또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때로는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HSWG 복사파 건조기다. 전기 에너지를 복사파로 변형해 도료가 묻은 표면의 온도를 건조해 주는데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전기를 활용해 파장을 일으키는 전자레인지와 비슷한 원리를 활용하되 유해성을 크게 줄인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은 에너지 효율성 제고다. 조 대표는 “열풍 건조기는 공기를 통해 열이 전달돼 열 손실이 발생하는 반면 복사파 방식으로 건조하게 되면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탄소 배출 감소다. 화석 연료를 태우지 않고 전기를 활용해 열풍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탄소 배출 감소에 효과적이고 화재 위험도 덜하다.

설치도 간단하다. HSWG 복사파 건조기를 모듈화하는 데 성공하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 대표는 “기존 열풍 건조 설비는 시공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설치를 진행한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크다”며 “모듈화에 성공한 HSWG 복사파 건조기는 2~3일 안에 설치가 가능하다. 또 소모성 부품이 없기 때문에 유지·관리비용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쓰리텍은 HSWG 건조기는 계속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기아·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는 물론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자사의 일부 생산 라인에 이 건조 기술을 적용했다. 올해는 르노코리아와도 계약하는 성과를 냈다.

조 대표는 “향후 본격적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추세라면 내년 매출 1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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