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건강검진 “심장마비 위험 커진 상태···회복력 감소가 더 문제”
입력 2023-09-15 08:43:23
수정 2023-09-15 08:43:30
‘지구 위험한계선’ 9개 중 6개, 인간에 의해 위험 수준
현재 지구의 건강 상태가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회복력 감소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내다봤다.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9개 환경기준인 지구위험한계선(Planetary Boundaries) 가운데 6개가 인간이 만들어낸 오염과 자연 파괴로 인해 깨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기준선을 넘어 악화한 항목은 생물권 보전과 토지 사용, 기후변화, 담수 사용, 질소와 인의 흐름, 합성 오염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건강한 생태계 기능을 포함하는 생물권 보전 항목은 이미 19세기에 기준선을 넘어섰으며, 토지 사용 항목은 지난 세기에 이미 깨진 상태였다고 발표했다.
9개 항목 가운데 생물학적 기준에 해당하는 4개 항목이 이미 고위험 수준이거나 고위험에 근접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매우 우려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밖에 대기오염과 해양 산성화 항목도 깨지기 직전이지만 오존 파괴를 불러온 해로운 화학물질 퇴출 노력의 영향으로 대기 오존 항목만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코펜하겐대학의 카서린 리차드손 교수는 “지구상에서 지난 1만년 동안은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이런 환경이 지속될지는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리차드손 교수는 “지금의 지구는 위중한 고혈압 환자와 같은 상태”라면서 “심장마비가 임박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심장마비 위험이 매우 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구의 회복력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요한 록스트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공동소장은 과학계와 국제사회가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더 큰 걱정은 지구의 회복력 감소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록스트륌 소장은 “회복력 감소는 지구 온도를 1.5℃ 낮추려는 기후변화 목표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으며, 지구 환경이 티핑포인트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