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전략 천재 vs 공감력 제로 빌런…머스크의 ‘트루 컬러’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말 한마디로 극과 극 평판 달리는 이슈 메이커
이미지 리스크 관리 필요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영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테슬라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최근 출간된 ‘일론 머스크’ 평전 내용 속 일화를 계기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이 확대되자 이 책을 쓴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자신이 쓴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고 머스크 CEO는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통신망을 개통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지 우크라이나를 방해하기 위해 스타링크를 고의로 변경한 것은 아니라고 전쟁 개입 의혹을 부인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얼마 전에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에서 메타(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와 격투기 대결 여부로 화제를 일으켰다. 쉼표 없이 늘 새로운 이슈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세계 2위 부자’ 머스크 CEO의 보이는 이미지 속 트루 컬러(true color)는 무엇일까.

큰아들 성전환에 충격 받아 트위터 인수

미래에 대한 비전과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천재라는 찬사를 받는가 하면 소셜 미디어에서의 기묘한 언행으로 자신의 기업 주가를 폭락시키면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머스크 CEO에 대한 평판은 관점에 따라서 다양하다.

아이작슨 작가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스스로도 공감 능력이 부족한 아스퍼거증후군 환자로 정의했을 만큼 연인에게도 “당신은 살이 쪄서 나를 창피하게 한다”는 등의 상처 주는 직설 화법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큰아들의 성전환에 충격받아 트위터를 인수하고 교제 중인 여성이 있는 데도 자신의 회사 여성 임원에게 인류의 인구 감소를 우려하면서 스마트한 사람이 많아야 한다며 정자 기증을 통해 체외 수정으로 2021년 쌍둥이 남매를 얻는 등 충동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면도 있다고 서술한다.

하지만 아이작슨 작가는 모든 영웅은 결점을 갖고 있는데 어떤 결점은 비극을 낳고 어떤 결점은 극복된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별스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도 소개하고 있다.


세계적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 표지. 사진=사이먼앤슈스터 제공

불안을 성공의 동력으로 삼은 일그러진 영웅

인간은 어느 한 부분만으로는 이해 불가한 복잡다단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머스크 CEO를 함축한다면 ‘불안에 의한 충동을 성공의 동력으로 삼은 일그러진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 이미지 관리(PI : Presidential Identity) 전문가로서 머스크 CEO에 관한 기사·논문·책 내용을 토대로 PI를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미지 브랜딩(Image Branding)은 이미지 메이킹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개인이 자신의 인격·전문성·가치관 등을 포함한 개인적 특성을 강조해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이는 개인의 취향·스타일·경력 등을 고려해 타인에게 이미지를 전달하고 인식을 구조화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으로 특히 경영인에게는 승패가 달린 경쟁력이다.

테슬라와 머스크의 상호 보완적 이미지 브랜딩

머스크 CEO의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은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한 공적인 업적과 개인적인 특징들을 조합해 구축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이미지 브랜딩의 성공과 실패가 그의 행동과 의사 표현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테슬라와의 연관성 :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로서 회사의 비전과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켰고 그의 업적에 따라 테슬라와 머스크 CEO의 이미지는 상호 보완적으로 형성됐다. 테슬라는 친환경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강조하고 머스크 CEO는 이러한 비전과 제품을 실현하는 리더로 인식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사회적 미션 강조 : 머스크 CEO는 테슬라와 함께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한다. 이러한 사회적 미션은 그의 이미지 브랜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테슬라 차량과 태양광 패널 등의 기술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고의 스케일이 남다른 만큼 패션 스타일에도 남다른 전략이 숨었다고 분석된다. 주로 핏 감이 자연스러운 무채색 고급 소재의 테일러 재킷으로 품격을 주고 티셔츠와 청바지로 실용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이미지 브랜딩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3’와 ‘모델X’ 등의 신차 발표회 무대에 올랐던 머스크 CEO는 실크나 벨벳 등의 일부 소재를 독특한 재킷 디자인에 활용하면서 일반적일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은은하지만 자신만의 에지 있는 ‘머스크 스타일’로 재창조하는 센스를 보여주고 있다.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볼 때 머스크 CEO의 패션 전략의 핵심은 럭셔리 전기자동차인 테슬라의 남다른 차별화 기술과 비전에 중점을 두는 기업의 이미지 브랜딩과의 일체화라고 분석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머스크 CEO의 이미지를 통해 테슬라를 인지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혁신 ‘어른아이’…‘퍼스널 이미지 브랜딩’ 전략가

“나를 키운 것은 역경이었어요. 그래서 견딜 수 있는 고통의 한계점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죠”라고 한 머스크 CEO의 말이 담긴 아이작슨 작가의 평전은 머스크 CEO의 이미지 브랜딩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분석된다.

럭비공처럼 예측 불가능한 괴팍한 그의 성격과 리스크를 추구하는 터프한 사업 스타일 그리고 불안정한 여성 편력이 어떻게 왜 생겼는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머스크 CEO가 겪었던 역경과 유년 시절의 환경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사람을 평가하는 종합적 인식 체계로, 단순히 개인적 매력보다 훨씬 더 본질적이고 복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머스크 CEO의 역경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그를 정서적으로 가깝고 이해하고 싶게 만드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개인의 이미지 가치를 인격·전문성·가치관 측면에서 브랜드화하는 과정을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이라고 볼 때 머스크 CEO는 타고난 이미지 전략가라고 할 수 있다. 게임에서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와 ‘게임처럼 인생을 살라’는 인생 교훈을 얻었다고 하는 그는 지금까지 기이하고 무모한 언행으로 조직과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면서도 혁신적인 기술과 비전으로 미래를 꿈꾸게 하면서 늘 화제의 중심에 서며 자신의 가치를 파격적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위대한 혁신가’보다는 ‘위대한 혁신 어른아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에 리더로서 신념에 기반을 둔 신중한 언행을 통해 이미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지 브랜딩의 핵심은 허상과 거짓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체와 이미지가 동일하도록 견제하고 유지하는 끊임없는 자기 관리 과정이기 때문이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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