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발표된 대한성형외과 학술지에 재미있는 논문이 소개됐다. 제목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미인의 상이다. 의사 72명과 일반인 218명을 설문해 우리가 아는 셀럽들 중에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미인을 찾는 내용이다. 결과는 아름다운 얼굴형에는 연기자인 김태희 씨가 1위, 아름다운 눈에서도 역시 연기자 김태희 씨가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코에서는 연기자 한가인 씨가 1위, 아름다운 입술에서는 송혜교 씨가 1위를 했다. 특별히 이 설문에 응하지 않았어도 선정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면 한국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외모에 대해 어느 정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발표된 논문을 보면 얼굴의 아름다움을 따질 때 눈·코와 비슷하게 입술 역시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대부분 눈과 코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만 전신 건강을 나타내기까지 하는 입술엔 좀 소홀 하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름다운 입술의 조건을 살펴보면 먼저 옆에서 봤을 때 코와 턱을 이은 선에서 윗입술은 4mm 정도 아랫입술은 2mm 정도 안에 자리한 입술이 좋다. 앞에서 봤을 때 건강한 핑크색을 띠고 탄력과 윤기가 있으며 입술의 외형이 또렷하면 좋은 입술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아랫입술과 윗입술의 황금 비율은 일반적으로 윗입술을 1이라고 할 때 아랫입술은 1.6이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물론 이는 문화·인종·지역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입술 위 인중도 중요하다. 인중이 좁고 깊으며 입술의 윗부분에 나타나는 큐피드 보우라는 화살처럼 생긴 부분이 또렷하면 더욱 건강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렇게 아름다워야 할 입술에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입술에 바이러스로 인한 헤르페스 외에 많이 나타나는 것은 입술에 작은 타액선이 부풀어 오르는 점액종과 입술 안에 작은 혈관이 막혀 마치 푸른 점처럼 보이는 정맥호가 대표적이다.
입술에 생기는 점액종의 원인은 입술 안과 점막에 있는 침이 나오는 작은 타액선 관이 막혀 안에 마치 물혹처럼 생기는 것이다. 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정맥호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입술을 깨물어 생기는 외상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여러 원인으로 타액선관이나 혈관이 막히면 안에 꽈리와 같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흔히 입술이 부풀어 오르는 데 부풀어 오른 것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계속 있으며 입술 안에 덩어리 같은 느낌이 있다면 이는 점액종일 가능성이 높다. 점액종은 입술뿐만 아니라 소타액선이 있는 곳은 어느 곳이든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부풀어 오른 것이 덩어리 진 느낌이 푸른색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정맥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입술에 푸른색 점이 생기면 대부분 입술에 덧바르는 화장품 같은 것으로 가리려고 한다. 하지만 정맥호는 일종의 양성 종양으로 수술로 제거하면 입술의 모양과 색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다. 점액종도 마찬가지다. 수술로 제거하면 쉽게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 갈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수술로 작은 점액종이나 정맥호를 제거하는 것인데 점액종은 안에 작은 소타액선도 같이 제거해야 나중에 재발된 가능성이 낮다. 정맥호 역시 안에 작은 덩어리를 모두 확실히 제거해야 다시 생기는 일이 없다.
작으면 2mm, 크면 10mm 미만의 작은 사이즈다. 그래서 큰 수술은 아니지만 흉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 정맥호는 혈관에서 생기는 것이라 일시적으로 작은 멍이 들기도 하는데 며칠 지나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수술은 국소 마취로 진행되고 수술 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꼭 상담 받아 보기를 추천한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