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냐 외설이냐”...‘알몸 남녀’ 사이 비집고 지나가는 전시회 화제
입력 2023-09-24 08:18:56
수정 2023-09-24 08:18:56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회고전 개최
입구에 남녀 모델 누드 상태로 마주 보고 있어
‘생명력 있다’ VS ‘무자비한 쇼’
알몸 남녀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전시회가 영국에서 열려 화제다.
23일 BBC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왕립예술 아카데미가 내년 1월 1일까지 여는 세르비아 출신의 공연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회고전의 전시회장 입구에는 남녀 모델이 누드 상태로 마주 보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255년 역사의 왕립 아카데미 주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최초의 여성 예술가다.
전시회 방문객들은 바짝 붙어 있는 두 남녀의 누드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절차를 거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누드모델의 발가락을 밟지 않거나 몸에 닿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비집고 들어가야 하며, 누드모델이 불편한 관람객들을 위해서는 다른 입구가 마련되어 있다,
공연 기획자는 기획 의도에 대해 “관객들이 두 명의 알몸 공연자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도덕과 욕망 사이의 대결에 빠지는 것을 원했다”고 전했다.
이 전시에서 누드 모델을 맡고 있는 폴 댄서 로웨나 갠더는 “당황한 관람객들은 나와 남성 모델 사이를 통과하면서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지나다녔다”고 데일리메일에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40명의 모델 중 한 명이다.
이 전시는 외신들로부터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생명력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타임스는 ‘무자비한 쇼’라고 비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