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로톡 변호사 징계 부적절”

사진=한국경제신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의 징계가 부적절하다는 법무부 판단이 나왔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26일 3차 심의기일을 열고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에 대한 대한변협의 징계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징계위는 123명 중 3명에게는 ‘불문 경고(죄는 묻지 않고 경고)’ 결정을, 나머지 120명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로톡이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지, 로톡과 가입 변호사 간 제휴 또는 이해관계가 있다는 인상을 주는지, 변호사가 판결 결과 예측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등이었다.

먼저 징계위는 로톡이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자연히 이와 관련한 변호사들의 징계 사유는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다만 징계위는 로톡이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 간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반인 시각에서 광고비를 많이 낸 변호사를 유능한 변호사로 인식도록 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징계위는 또 로톡의 광고 및 운영 방식이 소비자 입장에서 로톡과 가입 변호사 사이 이해관계가 있다고 오해할 정도이기 때문에 대한변협의 광고 규정을 위배한다고 봤다.

다만 로톡이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의 법무부 유권해석(2021년 8월)과 검찰의 불기소 결정 등(지난해 5월) 등을 고려해 변호사들이 로톡 운영 방식이 광고규정에 위반된다고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징계위는 로톡의 형량 예측 서비스가 법원 판결 등의 결과 예측을 표방하는 서비스라고 보고 이를 이용한 변호사 3명은 엄중히 경고하지만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 이용 기간이 2개월로 짧은 데다 로톡이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로톡과 변협 등의 갈등은 약 8년 전인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한 뒤부터 공방이 이어졌다. 변협도 다음 해 같은 취지로 로톡 측을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두 건의 고발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자 변협은 2021년 5월 로톡 등 법률서비스 플랫폼 이용을 막기 위해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는 내용으로 규정을 개정했다.

이후 변협 징계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을 징계했다. 징계 수위의 경우 가장 낮은 수준인 견책에서부터 과태료 1500만원까지였다.

변호사들은 변협 결정에 불복해 법무부 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했다. 법무부 징계위는 7월20일과 지난 6일에 이어 이날까지 세 차례 열린 끝에 결론을 내렸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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