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인생 한 번...“저축 대신 펑펑 돈 쓸래요”

WSJ, 미국인들의 거침없는 소비 주목
빚 내고 집팔아 여행 등에 돈 쓰는 트렌드 생겨

미국 루이비통 매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경제는 현재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미국인들은 거침없이 소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은 아직도 내일이 없는 듯 돈을 쓰고 있다”며 “집 장만 또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저축보다 콘서트, 여행, 디자이너 핸드백을 위한 소비가 우선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실제로 빚을 내고 집을 팔아 여행 등에 돈을 쓰는 미국인들의 사례를 취재해 소개했다.
금융 커뮤니케이션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30살 이비 후세인은 현재 약혼녀와 함께 뉴욕에서 3000달러 월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최근 테일러 스위트의 콘서트 투어 티켓을 1600달러(216만원)에 구매했다.

약혼을 앞두고선 친구들과 함께 스페인 휴양지로 3500달러짜리(474만원) 여행을 떠났다. 집 장만을 위해 고금리 대출을 받아 매달 이자를 내는 것보다 현실을 즐기는 게 낫다는 이유에서다.

다음 사례는 30대 후반의 린지·대럴 브래드쇼 부부. 이들은 지난 봄 신용카드 빚을 내 아들과 함께 하와이 마우이섬 여행을 다녀왔다. 하루 385달러(52만원)짜리 4성급 리조트의 10일 숙박비와 항공료, 식사 비용을 합쳐 약 1만달러(1355만원)가 들었다.

오하이오의 조시 리치너 가족의 경우 미국 횡단 여행에 돈을 대기 위해 퇴직연금 불입금을 낮추고 집까지 팔았다.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만년설을 죽기 전에 보기 위해 7000달러(948만원) 요금의 알래스카 크루즈 체험도 여행 일정에 추가했다.



WSJ에 따르면 실제로 통계상으로도 가계 지출은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기준 가계 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5.8% 늘어 4%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앞질렀다.

높은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특히 최근에는 여행과 콘서트 등 체험 경제가 붐을 이루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델타항공은 지난 2분기에 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고, 티켓마스터는 올해 상반기에 2억9500만장이 넘는 공연 티켓을 팔아치웠다.

이는 오히려 장기계획에 대한 불안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학자들과 금융 자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거치며 직장과 건강, 일상생활과 관해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뿐인 경험 활동에 돈을 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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