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위기에 상가거래도 줄어…공인중개사사무소 10개월째 줄폐업[벼랑 끝에 선 자영업]

지난해 11월부터 8월까지 월 1000곳 이상 문 닫아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반등에도 예년 수준 회복 못해



주택 경기 침체와 함께 불어닥친 자영업 위기는 공인중개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 거래 감소에 이어 상가마저 손바뀜이 일어나지 않자 폐업하는 공인중개사사무소가 크게 늘고 있다. 10개월에 걸쳐 한 달에 1000곳 이상이 문을 닫고 있다.

10월 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폐업한 공인중개사사무소는 1만2593곳에 달했다. 평균 한 달에 1200여 개가 문을 닫은 셈이다. 휴업한 곳도 이 기간 1201곳에 달한다.

신규 개업보다 폐업·휴업이 늘면서 공인중개사 개업자 수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8월 말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6627명으로, 작년 1월 11만6494명 이후 가장 적었다. 올해 8월까지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사무소는 1만901곳으로 같은 기간 폐·휴업한 곳보다 2893곳이 적었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 시세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을 기점으로 공인중개사 폐업과 휴업은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8월 한 달 동안 폐업한 공인중개사 수는 815명, 휴업은 59명이었지만 2022년 같은 기간 휴업과 폐업은 각각 994명, 72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각각 1161명, 87명을 기록하며 2년째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강원과 충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한 달 동안 신규 개업 사무소보다 폐·휴업 사무소가 많았다. 폐·휴업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 남부로 한 달 동안 폐업 공인중개사사무소는 226곳에 달해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사무소 174곳보다 많았다. 서울 남부도 폐업 사무소가 160곳에 달했고 신규 개업 사무소는 이보다 적은 127곳이었다. 7월에는 부산·강원·충남·제주·세종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신규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았다.

공인중개사사무소 줄폐업은 중개사 다수의 주요 수익원인 주택 거래가 지난해부터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상가 수요마저 줄며 그 타격은 더 커졌다. 올해 서울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1·3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이후부터 거래량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예년 수준에 비하면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 우후죽순처럼 지어진 대형 상가 인근에 자리 잡은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상당수 철수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가 분양 후 임대로 이어지지 않은 영향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월평균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92건으로,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이후 1000건 아래로 감소했던 거래량은 올해 1월 들어 1412건을 기록하며 1000건을 회복한 직후 급등하며 4월부터 8월까지 3000건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00건을 넘겼고 2020년 같은 기간에는 올해 두 배 수준인 7000건을 돌파한 바 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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