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이즈 신인식 대표 "개인의 불편함, 창업의 아이디어 될 수 있어" [배태준의 스타트업 성공 리더십]
입력 2023-10-27 09:58:50
수정 2023-11-01 10:53:13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로 시작한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저성장과 고용위기의 시대. 창업을 꿈꾸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성공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다.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해 본 경험이 있는 배태준 변호사는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 멘토링, 투자심사 참여 및 자문 등을 통해 나름의 가설을 세웠다. 바로 성공한 스타트업에는 대표의 ‘리더십’이 빛난다는 사실이다. 배 변호사는 성공한 창업자들을 인터뷰해 이 가설에 대한 검증을 시도하기로 했다. 각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업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 및 활동 분야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더불어 ‘리더십’의 세부 항목에 대한 창업자들의 경험과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필라이즈. 영양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러나 창업자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이 기업이 다시 보일 것이다. 개인화 건강 관리 플랫폼 필라이즈는 출시 1년 반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 75만명을 돌파했다. 게다가 아직 30대인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는 2019년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 ‘데일리호텔’을 야놀자에 매각한 창업가이자, 모두가 부러워하는 ‘엑시트’를 경험했다.
필라이즈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일대일 헬스코치를 갖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미션하에 AI를 통해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후 영양제와 식단 맞춤 관리 등을 제공한다. 10년 치 건강검진 결과와 건강 상태, 나이, 성별, 기저질환, 복용 의약물, 알레르기 등 PHR(개인건강기록)을 AI로 분석해 국내외 3만여 개 영양제 중 사용자에게 맞는 추천 제품과 부작용 위험이 있는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건강 목표에 맞는 식단을 추천해 주고, 오늘 먹은 식사와 영양제를 종합하여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율과 당, 나트륨 등 추천·비추천 영양소를 목표에 맞게 관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운동, 수분 섭취, 간헐적 단식, 걸음 수, 컨디션까지 종합적으로 개인에게 맞게 관리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인식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자신이 경험한 불편함’이었다. 여행 중 숙소 구하기가 어려워 ‘데일리호텔’을 만들었고,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고르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하여 ‘필라이즈’를 구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원석 같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려면 수많은 가공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길고 험난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 따라서 신 대표는 자신과 철학을 같이하면서도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동료를 구하라고 추천한다.
창업가의 피가 흐르는 신인식 대표지만, 정작 그는 창업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업 과정에서 새로운 일에 부딪히면서 적극적으로 배워나가는 학습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이 커지고 이해관계인이 많아질수록 창업에 대한 무게와 책임감을 점점 크게 느끼지만, 이것 역시 창업을 유지할 원동력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다음은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와의 일문일답.
Q1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의 불편함에서 기회를 찾았습니다. 갑자기 떠난 여행에서 방을 찾기가 어려운 경험을 했습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예전처럼 미리 계획하고 예약하는 여행에서 모바일을 통한 즉흥적 여행이 늘어날 것이고, 갑자기 방을 찾으려는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해 호텔 예약 사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필라이즈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첫 번째 사업 매각 이후에 개인적 시간이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건강을 챙기게 되었고, 먹지 않던 영양제를 맞춰 먹으려는데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양제 비즈니스를 계획했고, 확장해서 개인이 일상에서 건강을 내게 맞게 관리하는 솔루션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플랫폼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Q2 창업 멤버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요? 보통 친한 사람과 시작하거나 창업교육, 박람회 등에서 만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전문적, 인적 특징 측면에서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창업 후 빠르게 엑시트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마켓 셰어를 가지고 사업 영역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이 된 토스, 야놀자, 직방 등은 모두 10년 이상 된 기업입니다. 긴 여정을 함께 가기 위해서는 초기 팀이 중요합니다.
우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으면 좋습니다. 서로의 강점이 다르면 충돌이 최소화되고, 서로가 맡은 영역에서 신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일을 함께해 본 동료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대학원이나 직장에서, 혹은 학생 창업이라면 팀 프로젝트라도 같이 해본 사람이면 좋습니다. 단순히 친하다는 이유로 같이 창업을 했다가 충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 회사를 시작할 때는 회사의 끝에 대해 어느 정도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은 10년 동안 장기적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고 싶고, 다른 한 명은 3년 안에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켜 매각하려고 한다면 많은 의사결정에서 충돌할 수 있겠죠. 공동 창업을 할 때도 대표를 명확히 두거나 각 영역의 의사 결정자를 확실히 정하는 게 좋습니다. 스타트업은 어차피 확률이 낮은 싸움이고,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시간입니다. 공동창업자 모두가 동의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면 좋지만 어떤 경우는 빠르게 결정하고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5가지의 길이 있다면 앉아서 5가지 길 중 무엇을 갈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을 것 같은 순서를 정하고 하나씩 빨리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창업을 결심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비용은 언제나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듭니다. 처음 창업 후 채용할 때는 급여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을 뽑을 때마다 업무 공간, 식비 지원, 4대 보험 등 다양한 복리후생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사람은 보통 비용은 적게 예상하고, 성장은 기대치를 적용해 부풀려서 예상합니다. 그러면 자금에 어려움이 발생하겠죠. 비용은 예상보다 많이 들고, 성장은 예상보다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Q4 초기 창업자 시절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있을 경우, 주로 어디에서 도움을 받으셨나요?
2013년 데일리호텔을 창업했을 당시에는 창업 교육이 많이 없었습니다. 저는 언론에서 언급되는 창업자들의 SNS를 팔로하면서 창업자들의 생각을 엿봤습니다. 미국 쪽 자료가 많아서 미국 스타트업 관련 콘텐츠를 보고 학습하기도 했고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습니다. 석사 과정 휴학 중 데일리호텔을 창업해서 직장생활을 해 본 경험도 없었고, 조직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습니다. 채용을 할 때도 누구를 면접 보고,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하는지, 채용 후 온보딩, 평가 등 학습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집 한쪽 벽면을 경영 서적으로 꽉 채웠습니다. 재무, 인사, 전략, 마케팅, 영업 등 항목별로 책을 구입해 기본적인 틀을 배우고, 모르는 내용은 주변 전문가를 수소문해 배워나갔습니다.
실제 창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새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가에 필요한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얼마나 빨리, 적극적으로 배우느냐, 즉 학습능력입니다.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나가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Q5 초기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혹은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해 줄 말씀이 있으면 가감 없이 부탁드립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디어가 샘솟습니다. 서비스를 만들 때 넣고 싶은 기능도 넘쳐나죠. 그런데 기능을 많이 넣으면 출시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서비스가 방향을 잘 잡기 어렵습니다. 문제를 정의했으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제품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개발 범위를 정할 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든 기능은 빼고, 이 기능은 없으면 안 되겠다는 것만 남겨서 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창업가는 타고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명의 창업자가 있으면 각자 다른 강점과 성격이 있습니다. 창업에 생각이 있으면 일단 창업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창업을 해 본 다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어나가면서 나에게 맞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배태준 법무법인 세종 신산업플랫폼·ICT·TMT 전문 변호사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해 본 경험이 있는 배태준 변호사는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 멘토링, 투자심사 참여 및 자문 등을 통해 나름의 가설을 세웠다. 바로 성공한 스타트업에는 대표의 ‘리더십’이 빛난다는 사실이다. 배 변호사는 성공한 창업자들을 인터뷰해 이 가설에 대한 검증을 시도하기로 했다. 각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업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 및 활동 분야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더불어 ‘리더십’의 세부 항목에 대한 창업자들의 경험과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필라이즈. 영양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러나 창업자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이 기업이 다시 보일 것이다. 개인화 건강 관리 플랫폼 필라이즈는 출시 1년 반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 75만명을 돌파했다. 게다가 아직 30대인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는 2019년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 ‘데일리호텔’을 야놀자에 매각한 창업가이자, 모두가 부러워하는 ‘엑시트’를 경험했다.
필라이즈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일대일 헬스코치를 갖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미션하에 AI를 통해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후 영양제와 식단 맞춤 관리 등을 제공한다. 10년 치 건강검진 결과와 건강 상태, 나이, 성별, 기저질환, 복용 의약물, 알레르기 등 PHR(개인건강기록)을 AI로 분석해 국내외 3만여 개 영양제 중 사용자에게 맞는 추천 제품과 부작용 위험이 있는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건강 목표에 맞는 식단을 추천해 주고, 오늘 먹은 식사와 영양제를 종합하여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율과 당, 나트륨 등 추천·비추천 영양소를 목표에 맞게 관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운동, 수분 섭취, 간헐적 단식, 걸음 수, 컨디션까지 종합적으로 개인에게 맞게 관리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인식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자신이 경험한 불편함’이었다. 여행 중 숙소 구하기가 어려워 ‘데일리호텔’을 만들었고,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고르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하여 ‘필라이즈’를 구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원석 같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려면 수많은 가공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길고 험난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 따라서 신 대표는 자신과 철학을 같이하면서도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동료를 구하라고 추천한다.
창업가의 피가 흐르는 신인식 대표지만, 정작 그는 창업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업 과정에서 새로운 일에 부딪히면서 적극적으로 배워나가는 학습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이 커지고 이해관계인이 많아질수록 창업에 대한 무게와 책임감을 점점 크게 느끼지만, 이것 역시 창업을 유지할 원동력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다음은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와의 일문일답.
Q1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의 불편함에서 기회를 찾았습니다. 갑자기 떠난 여행에서 방을 찾기가 어려운 경험을 했습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예전처럼 미리 계획하고 예약하는 여행에서 모바일을 통한 즉흥적 여행이 늘어날 것이고, 갑자기 방을 찾으려는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해 호텔 예약 사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필라이즈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첫 번째 사업 매각 이후에 개인적 시간이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건강을 챙기게 되었고, 먹지 않던 영양제를 맞춰 먹으려는데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양제 비즈니스를 계획했고, 확장해서 개인이 일상에서 건강을 내게 맞게 관리하는 솔루션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플랫폼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Q2 창업 멤버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요? 보통 친한 사람과 시작하거나 창업교육, 박람회 등에서 만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전문적, 인적 특징 측면에서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창업 후 빠르게 엑시트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마켓 셰어를 가지고 사업 영역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이 된 토스, 야놀자, 직방 등은 모두 10년 이상 된 기업입니다. 긴 여정을 함께 가기 위해서는 초기 팀이 중요합니다.
우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으면 좋습니다. 서로의 강점이 다르면 충돌이 최소화되고, 서로가 맡은 영역에서 신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일을 함께해 본 동료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대학원이나 직장에서, 혹은 학생 창업이라면 팀 프로젝트라도 같이 해본 사람이면 좋습니다. 단순히 친하다는 이유로 같이 창업을 했다가 충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 회사를 시작할 때는 회사의 끝에 대해 어느 정도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은 10년 동안 장기적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고 싶고, 다른 한 명은 3년 안에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켜 매각하려고 한다면 많은 의사결정에서 충돌할 수 있겠죠. 공동 창업을 할 때도 대표를 명확히 두거나 각 영역의 의사 결정자를 확실히 정하는 게 좋습니다. 스타트업은 어차피 확률이 낮은 싸움이고,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시간입니다. 공동창업자 모두가 동의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면 좋지만 어떤 경우는 빠르게 결정하고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5가지의 길이 있다면 앉아서 5가지 길 중 무엇을 갈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을 것 같은 순서를 정하고 하나씩 빨리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창업을 결심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비용은 언제나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듭니다. 처음 창업 후 채용할 때는 급여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을 뽑을 때마다 업무 공간, 식비 지원, 4대 보험 등 다양한 복리후생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사람은 보통 비용은 적게 예상하고, 성장은 기대치를 적용해 부풀려서 예상합니다. 그러면 자금에 어려움이 발생하겠죠. 비용은 예상보다 많이 들고, 성장은 예상보다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Q4 초기 창업자 시절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있을 경우, 주로 어디에서 도움을 받으셨나요?
2013년 데일리호텔을 창업했을 당시에는 창업 교육이 많이 없었습니다. 저는 언론에서 언급되는 창업자들의 SNS를 팔로하면서 창업자들의 생각을 엿봤습니다. 미국 쪽 자료가 많아서 미국 스타트업 관련 콘텐츠를 보고 학습하기도 했고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습니다. 석사 과정 휴학 중 데일리호텔을 창업해서 직장생활을 해 본 경험도 없었고, 조직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습니다. 채용을 할 때도 누구를 면접 보고,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하는지, 채용 후 온보딩, 평가 등 학습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집 한쪽 벽면을 경영 서적으로 꽉 채웠습니다. 재무, 인사, 전략, 마케팅, 영업 등 항목별로 책을 구입해 기본적인 틀을 배우고, 모르는 내용은 주변 전문가를 수소문해 배워나갔습니다.
실제 창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새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가에 필요한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얼마나 빨리, 적극적으로 배우느냐, 즉 학습능력입니다.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나가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Q5 초기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혹은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해 줄 말씀이 있으면 가감 없이 부탁드립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디어가 샘솟습니다. 서비스를 만들 때 넣고 싶은 기능도 넘쳐나죠. 그런데 기능을 많이 넣으면 출시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서비스가 방향을 잘 잡기 어렵습니다. 문제를 정의했으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제품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개발 범위를 정할 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든 기능은 빼고, 이 기능은 없으면 안 되겠다는 것만 남겨서 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창업가는 타고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명의 창업자가 있으면 각자 다른 강점과 성격이 있습니다. 창업에 생각이 있으면 일단 창업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창업을 해 본 다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어나가면서 나에게 맞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배태준 법무법인 세종 신산업플랫폼·ICT·TMT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