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문화 구축…사내 인식 제고와 참여에 초점”

[한경ESG] 최강 ESG팀 - 삼성전기 ESG그룹

삼성전기 ESG그룹. 사진=김기남 기자


삼성전기 ESG그룹은 2020년 ESG 전담 태스크포스(TF)로 시작해 2021년 11월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정식 조직으로 신설됐다. 사내 여러 부서에서 선발한 10명의 직원이 현업 부서와 협업하며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2021년 설치된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가 지속가능경영 최고 의사결정조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ESG그룹에는 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와 컴포넌트사업부에서 근무했던 엔지니어와 마케팅, 기획, 재경, 인사, 안전 환경 등 기존 스태프(staff)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이 함께 있다. 다양한 사내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ESG 정보공시 및 외부 ESG 평가 대응,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행, 자원순환 과제 수행, 임직원 ESG 캠페인 추진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삼성전기는 사내 ESG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임직원이 함께하는 사내 ESG 문화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 6월부터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5가지 분야에서 ‘제로(0)’ 활동을 하는 제로 웨이브(Zero Wave)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둘째 주 제로 웨이브 주간을 운영해 쓰레기 배출 줄이기, 탄소 절감하기, 차별 줄이기, 물 아껴 쓰기, 사회적 거리 줄이기 중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고 일주일 동안 관련 활동을 실천한다.

사회공헌단, 기업 내 여러 부서와 협력해 ESG 나눔 대축제 캠페인도 준비 중이다. 박정호 삼성전기 ESG그룹장은 “내부 임직원들이 ESG를 잘 모르면 각 업무에 이를 반영하기 어려워 ESG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들의 ESG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RE100·RBA 등 이니셔티브 가입

ESG그룹은 올해 삼성전기의 ESG 체계를 구축했다.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유관 부서와 협업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만들었다. 삼성전기의 ESG 미션은 ‘더 나은 지구와 생명을 위한 지속가능한 도전’이다. 이를 위해 ‘미래세대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기업’,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며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기업’,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흔들림 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3P(Planet, People, Progress) 목표를 세우고 12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삼성전기는 2022년 RE100에 가입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공급망 협의체인 책임감 있는 산업연합(RBA)과 전장부품 공급업체 협의체 드라이브 플러스(Drive+)에 가입했다. 박 그룹장은 “삼성전기가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내부 설득을 통해 글로벌 이니셔티브 Drive+에 업계 최초로 가입했다”며 “이를 계기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ESG 경영 체계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는 ESG 문화 구축이다. 박 그룹장은 “공시를 잘하고 평가를 잘 받는 데 치중할 것이 아니라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ESG 활동을 하려고 한다”며 “임직원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인지하고 각자 업무에 스스로 친환경 요소 등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SG 성과를 정량화하는 작업도 시도했다. 기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비재무적 가치를 수치로 확인하기 위해 EY 롱-텀 밸류(Long-term Value)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삼성전기는 2022년 한 해 동안 2조8495억원의 비재무적 가치를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순환경제의 기반이 되는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제품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페트(PET) 필름 등을 재활용해 근무복이나 방진복을 만들고 유한킴벌리와 협업해 핸드타월도 재활용한다. 또 공급망 관리를 위해 고객사가 요청하는 감사(audit)와 서베이에 적극 대응하며, 고객사의 ESG 요구사항을 회사 정책에 반영한다. 협력사에도 ESG 정책이 잘 전파되도록 상생협력운영팀과 협력해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ESG 경영은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전체 사업장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환경부 주관 ‘자원순환의 날’ 기념식에서 ‘자원순환 선도 기업’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14년 연속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지수에 편입됐다. 올해 7월에는 FTSE포굿(FTSE4Good) 지수에 국내 전자부품업계 최장 기간인 13년 연속 편입됐다. ESG그룹 담당자는 “ESG 평가에 대응하려면 20~30개 부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유관 부서의 협조를 통한 긴밀한 네트워킹이 좋은 평가를 받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박정호 삼성전기 ESG그룹장

“ESG는 기업 성장 동력…전사적 추진 체계 구축”

박정호 삼성전기 ESG그룹장. 사진=김기남 기자


- ESG 경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ESG를 바라보는 관점이 가장 중요하다. ESG를 기업의 성장 동력 또는 존재 목적으로 보는 것과 필요에 따라 탈착하는 액세서리 정도로 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만약 ESG를 액세서리로 본다면 ESG그룹 같은 부서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성장 동력으로 본다면 삼성전기처럼 전담 조직과 위원회를 만들게 된다. 관점에 따라 회사가 ESG에 리소스를 얼마나 투입할지, 기존 경영 체계에 어떻게 녹여낼지가 결정된다. 두 번째로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ESG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안전환경팀에서 친환경을 고려하고 인사팀에서 노사를 고민하는 등 기존 부서에서 이미 다루고 있는 것이 있다. ESG 부서는 이들의 기존 업무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이들과 협력해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시각과 적극적 소통이 필요하다.”

- 삼성전기 ESG그룹의 중장기적 목표는.

“지속가능경영 전략에서 수립한 3P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시 측면에서는 쏟아지는 공시 규제를 선제적으로 투명하게 대응하려고 한다. 많은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어떻게 디지털화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다. 순환경제 측면에서는 또 다른 자원순환 체계를 수립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나갈 것이다. 사내 ESG 문화를 구축해 임직원에게 전파했을 때, ESG 활동이 조직 구성원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전 세계적으로 애플, 구글, 테슬라 등 기업의 사업이 다각화되고 공급망도 확장되고 있어 다른 기업과 협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우수한 ESG 체계를 갖춘 삼성전기가 고객사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 현재 가장 큰 과제는.

“ESG 경영 체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먼저 전사적으로 ESG 경영 체계를 잘 구축해 운영하고, 이후 세부적으로 ESG 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다음으로 새로운 공시 규제와 평가에 잘 대응하고, 고객사와의 관계도 새로 설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올해 9월 10개 유관 부서와 22개 ESG 과제를 선정해 연도별 목표 및 계획을 세웠다. 진척 관리를 위해 1년에 두 번 정도 실적을 점검해 보고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조아영 기자 joa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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