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X에서 본 K-방산의 길[김홍유의 산업의 窓]


지난 10월 17일부터 6일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서울 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ADEX)’가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 기간 내내 세계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운영본부가 밝힌 수주 상담금액은 294억 달러이고, 현장 계약액은 6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참가 규모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34개 국가가 참여했고, 550개 관련 업체 참가와 2320여 개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2021년 기록을 넘어서며 계약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대를 넘어섰다. 이번 전시회 동안 294억 달러 규모의 수주 상담은 당초 운영본부가 예상했던 250억 달러보다 18% 정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주 상담은 지난 2021년의 230억 달러에 비해서도 27.8% 늘어난 것이다.

ADEX 행사를 통해 한국의 방위산업이 갈 길이 무엇인지 확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K-방산이 2023 국가전략 산업 분야로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방위산업 패러다임을 자주국방에서 글로벌 방위산업을 주도하는 디페노믹스(defe-nomics) 산업으로 변화와 강화를 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줬다. 현장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도 “K-방산의 위상과 방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 및 신뢰도가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ADEX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최초의 수출 전투기 FA-50 경공격기,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K-9 자주포,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K-2 전차 등 대한민국 방산 대표작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우리 방위산업이 새로운 역사를 써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이 있을 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체계(제도) 점검 및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국내 방위산업은 국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통해서만 방위산업이 국가산업 내에서 자립 발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타 산업으로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방위산업의 무기체계와 부품기업의 상생협력 네트워크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으로 ‘방산 물자 확인제도’(가칭)와 ‘방산 기업 간 상생협력 사업’과 같은 정책지원과 함께 후속 군수와 관련하여 다양한 제도적 지원책도 있어야 할 것이다. 방위산업은 하나의 체계 기업 산하에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있다. 현재의 정책 중심과 관심은 체계 기업 위주로 방산 뿌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중소 방위산업 환경에 맞는 스마트공장, 한국형 혁신제조시스템 구축과 혁신방법론 개발 등의 다양한 정책지원 활동이 실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와 별도 계약체계에는 방위산업의 통합적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산성경영시스템(PMS)과 원가보상제 같은 정책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K-방산의 지속적 성장에 따른 스타트업 발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통해 새로운 K-방산 일자리 확보와 기존의 방산 기술과 융·복합 기술개발을 통한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방위산업 생태계 창출과 이에 따른 새로운 국가 고용경제의 모델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때에 방위산업이 개별산업이 아니라 국가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관리의 체계화가 필요하고, 퀀덤점프(Quantum jump)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미래 안보에 기초한 국가 경제 차원에서 투자와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안보에는 연습이 없고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노(老) 교수의 말처럼 피로 지킨 우리나라 땀으로 부흥을 했고, 감동으로 물려줄 나라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 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자문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