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버터에 고추장 파스타까지... 외국에서 핫한 'K소스'


한국인에겐 생소한 한국 퓨전 요리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핵심 재료가 ‘고추장’이라는 것이다. 고추장과 마늘·버터·꿀 등을 혼합해 만든 ‘고추장 버터’와, 기존 토마토소스 대신 고추장·간장을 넣어 만드는 ‘고추장 파스타’가 대표 메뉴다.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에는 외국인이 등장해 고추장 요리 요리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고추장 파스타를 소개하는 영상의 최고 조회수는 무려 6000만 회에 달한다. 뉴욕타임스와 BBC,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명 언론사들도 ‘Gochujang(고추장)’ 관련 음식과 레시피를 앞다퉈 소개했다.

이는 파급력 강한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 K콘텐츠에 한국 음식 및 식재료가 자주 노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날로 뜨거워지는 K푸드의 인기에 유행 대상이 음식 완제품에서 조미료 및 소스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고추장 버터 누들 레시피 영상/사진=틱톡 갈무리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는 연평균 4.8%씩 성장했으며 2021년 369억 달러 규모에서 2022년 389억 달러로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고추장 수출액은 2020년 처음으로 5000만 달러를 넘어선 5093만 2000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2%, 2016년에 비해 62.6%나 증가한 수치다. 수출량 역시 전년도에 비해 21.8% 늘어난 2만 1542톤을 달성했다. 생산량 대비 수출하는 비중이 가파르게 늘면서 2020년 기준 고추장 수출량은 생산량의 15.2%를 차지했다. 2016년 10.3%에서 5년 만에 5%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수출액이 26.4%(1348만 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중국(880만 달러), 일본(527만 달러), 필리핀(307만 달러), 캐나다(219만 달러) 순이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날이 갈수록 그 열기가 강해지고 있다. aT LA지사에 따르면 올 1월~7월까지 고추장의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3%나 증가했다.

업체들은 이런 추세에 발맞춰 글로벌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현지 맞춤형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황태부터 톳, 벌꿀, 딸기 등 다양한 재료를 첨가한 고추장을 판매하고 있으며 고추장 발사믹 식초, 고추장 마요, 고추장 케첩, 고추장 스리라차 등 매시업 제품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K소스가 해외에서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글로벌 소스, 특히 매운맛 조미료 및 소스 시장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고추장은 2020년 10월에 김치와 인삼에 이어 세 번째로 세계 규격에 채택됐다. 이 덕분에 외국에서도 Red pepper paste 혹은 코리안 칠리소스라는 용어 대신 'Gochujang'이라는 고유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