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20년 ‘이기는 투자’ 하려면[서평]

윤제성의 월가의 투자
윤제성·김현석 지음 | 한국경제신문│2만3000원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는 월가의 큰손으로, 800조원을 굴리는 사나이로 유명하다. 월가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투자자들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조언을 아끼지 않던 윤 CIO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독자들이 친숙할 것이다. 그러던 그가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위해 한국경제 김현석 기자와 힘을 합쳐 ‘월가 거장의 투자법’을 알려주는 이 책을 출간했다.

투자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레버리지, 공매도 등 공격적 방법이 있지만 윤 CIO는 권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투자 방법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윤 CIO의 투자법은 무엇일까. 그는 가치투자와 모멘텀 투자를 말한다. 가치투자는 한 마디로 가격이 자신에게 맞는 수준까지 내려올 때를 기다려서 싸게 사는 것을 말한다.

투자하려면 자기가 어떤 투자를 잘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그런 전략에 맞는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할지, 그 신호를 잘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미국 주식에 관심 있는 독자를 위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전 알아야 할 지식과 미국 ETF, 채권, 부동산 등 미국 금융 투자 전반에 대해 알기 쉽게 전달한다. 김현석 기자는 뉴욕 특파원의 시선에서 날카로운 질문과 함께 현재 세계적인 경제 흐름을 비롯해 알아두면 좋은 경제 지식 등을 전달해주어 투자가 처음인 독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재테크를 한다면 투자 방법이 쉽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어떤 것이 있는지 먼저 찾게 될 것이다. 이에 먼저 떠오르는 것은 주식이다. 크게 오를 수 있지만 내릴 수도 있어서 위험하긴 하나, 모든 자산 중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릴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구조 자체도 간단하다. 돈을 잘 벌 것으로 생각되는 기업이 보일 때 그 주식을 사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은 종류가 많다. 업종으로 봐도 S&P500 지수에는 11개 업종이 있고 다양한 ETF 상품도 존재한다.

채권 투자는 어떨까. 채권 시장은 크게 국채부터 시작해 지방채, 회사채, 하이일드 채권, 부동산 모기지 채권과 구조화 채권 등 종류가 다양해 각 투자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위험과 수익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주식보다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저자가 주식에서 강조하는 기본 원칙은 매도할 때는 ‘셀 디시플린(sell discipline)’, 매도 원칙을 두고 미리 정해둔 원칙에 따라 그러한 조건이 발생하면 꼭 매도해야 하며, 매수할 때는 싸다고 무조건 사는 게 아니라 그 주식의 가치가 회복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사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손절매는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윤 CIO는 고점을 찍고 20% 정도 떨어지면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주식을 놓친 것은 기회가 또 오기 때문에 그렇게 아쉬워할 필요가 없지만, 주가가 내려갈 때 손절매하지 못해서 손실이 커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힘들기에 꼭 손절매 원칙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무엇보다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을 보존하는 것이다. 자본이 사라지면 회복할 기회도 없고, 투자할 기회도 사라지므로 앞서 언급한 기본 원칙을 투자자들은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각 채권의 종류 및 특징을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해주며, 금리 변동성이 예상될 때는 위험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 금융 전반에 대한 투자 접근법을 알고 싶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 책은 투자 방법과 함께 월가 대가의 투자 인사이트를 접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를 한다면 현명하게 해야 한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통해 10년, 20년 장기적으로 이기는 투자자가 되고자 한다면, 또한 투자의 원칙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된다면 윤제성 CIO의 거시적인 투자 혜안이 담긴 이 책을 반드시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노민정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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