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AI 주가…월가는 여전히 낙관적[실패로 끝난 인류 위한 쿠데타?④]

tm[스페셜 리포트 : 실패로 끝난 인류 위한 쿠데타?④]


등장 1년 만에 세상을 바꿨고, 지난 5일간(11월 17~22일)은 전 세계 테크 업계를 흔들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위력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에 의해 해고된 지 5일 만에 오픈AI로 전격 복귀했다. 미국 증시와 산업계를 넘어 전 세계를 흔든 오픈AI 쿠데타 사태가 올트먼의 승리로 막을 내린 것이다. ‘기술 가속주의자’ 올트먼이 다시 오픈AI의 키를 쥐면서 속도제한 없는 ‘AI 시대’가 열렸다.

사태 초기부터 해결에 앞장서며 올트먼과 오픈AI 직원들에게 구애 작전을 펼쳤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단숨에 우위를 차지한 MS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MS 주가는 오픈AI 쿠데타 사건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주 금요일(17일) 올트먼의 해고 소식이 전해진 뒤 MS 주가는 1.68% 하락했다. MS는 현재까지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6조8500억원)를 투자해 왔으며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MS는 소속이 사라진 올트먼을 바로 낚아챘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 해임 사흘 만인 20일 그가 MS에 합류한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자 주가는 그날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트먼이 오픈AI로의 복귀를 알린 뒤에는 주가가 더 뛰었다. 오픈AI에 올해 13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MS는 올트먼 복귀로 오픈AI가 GPT-5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1% 넘게 더 오르며 22일 341.49달러로 마감했다. 20일 기록한 이전 사상 최고치 377.44달러 기록을 이틀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또 다른 호재도 있었다. MS는 최근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최초 공개하면서 시장 최강자인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냈다. 칩을 개발하기 위해 MS가 오픈AI와 협력했다고도 설명했다. 물론 아직은 엔비디아에 비해 뒤처져 있고 판매가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MS가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는 오픈AI에 ‘맞춤형’ 반도체를 내놓을 경우 반도체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주가 상승 랠리는 MS를 넘어 AI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을 포함한 다른 AI 기업으로 번졌다.

올해 들어 245% 오른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20일 2.3% 상승한 504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의 경우 1조2000억 달러(1546조원)를 넘어섰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나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뛰어넘는다.

21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순이익은 7배나 급증했다. ‘기록적인 실적’은 AI 반도체 매출에서 나왔다. AI용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의 매출이 280% 성장했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4분기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한 초강력 수출통제안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중국이 엔비디아 칩을 수입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중국 매출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지역 매출 성장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투자자를 달랬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과 반대로 지금이야말로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냈다.

높은 밸류에이션, 중국 불안감, AI 반도체 경쟁 구도 형성 등 부정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엔비디아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낙관했다. JP모간,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두 줄줄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내년까지도 공급을 초과하는 흐름을 지속할 것이고, 실적도 계속 예상치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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