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엔 샴페인으로 ‘행복찾기’를...[김동식의 와인 랩소디]
입력 2023-12-07 12:55:45
수정 2023-12-07 12:55:45
김동식의 와인 랩소디 <8회>
12월은 서운한 달이다. 설렘보다 아쉬움이 크기 때문인가. 연말연시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샴페인만 한 게 없다. 한 잔 따르면 별처럼 예쁜 공기방울이 끝없이 올라온다. 가느다란 점선은 주체할 수 없는 세월의 감정을 잘 표현한다.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의 한 종류다.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병 안에 기포와 거품을 지니고 있다. 다들 그 명성은 잘 알고 있지만 ‘가격이 비싼 와인’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할인마트나 빵집에서 대량 판매하는 저가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샴페인은 일반 스파클링 와인과는 전혀 다른, 고품질의 고가 와인이다.
‘샴페인’이란 이름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프랑스 내에서도 샹파뉴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이라고 한다. 스페인의 카바나 독일의 젝트, 이탈리아의 스푸만테도 스파클링 와인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샴페인 제조방식을 알고 나면 가격이 비싼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먼저 ▲포도품종 제한 ▲지역 내 포도 사용 ▲15개월 이상 숙성 등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는 ‘샹파뉴 방식’을 꼽을 수 있다.
2차 병 숙성도 특징이다. 효모찌꺼기 모으기(리들링)와 제거(데고르주망), 와인과 당 보충(도사주)까지 손이 많이 가고 공정이 복잡하니 생산 단가도 높다.
반면 ‘샤르마 방식’은 대형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진행, 거품을 얻는다. 덕분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 스푸만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1차 발효 후 거품을 인위적으로 주입해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은 훨씬 더 저렴하다.
샴페인 병 라벨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논 빈티지(NV)는 각기 다른 해에 생산된 와인을 블렌딩해 만들었다는 의미. 샴페인의 80% 정도가 NV에 해당한다.
반면 빈티지 샴페인은 포도 수확한 해에 만든 와인이다. ‘밀레짐’으로 표기하고, 가격도 비싸다. 또 블랑드 블랑은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로, 블랑드 누아는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 피노 그리로 만들었다는 의미다.
끝으로 전체 샴페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뤼(brut)나 브뤼 나튀르(brut nature)는 단맛이 없다. 드미섹(Demi-Sec)과 두(Doux)는 단맛이 강한 스타일이다.
요즘 뜨는 샴페인 두 종류를 소개한다. 먼저 우리나라 최초 샴페인 브랜드 ‘골든 블랑’. 프랑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 드링크인터내셔널(회장 김일주)의 자회사에서 납품받아 판매한다.
그중 ‘골든 블랑 5스타’는 36개월 이상 숙성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섬세한 풍미가 특징. 버블도 오래 지속돼 연말연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피노 누아 100% 사용, 첫 모금부터 사과 등 여러 과일 향을 잡을 수 있다.
다음은 ‘로랑 페리에 그랑 시에클 N26’.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올해 최고 와인’으로 선택한 샴페인이다. 놀라운 질감과 깊은 맛, 복합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
이번 그랑 시에클 N26은 샤도네이 58%, 피노 누아 42% 비율로 블렌딩, 10여 년의 긴 숙성과정을 거쳐 출시됐다. 버섯을 곁들인 가금류(닭, 오리 등)는 물론, 숭어 등 겨울이 제철인 어류와 함께 맛보기를 권한다.
봄인가 싶어 돌아보면 어느새 가을이고, 겨울이다. 샴페인 한 잔으로 아쉬움 가득한 시간을 달래보면 어떨까.
김동식 와인 칼럼니스트, 국제와인전문가(WSET Level 3) juju43333@naver.com
12월은 서운한 달이다. 설렘보다 아쉬움이 크기 때문인가. 연말연시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샴페인만 한 게 없다. 한 잔 따르면 별처럼 예쁜 공기방울이 끝없이 올라온다. 가느다란 점선은 주체할 수 없는 세월의 감정을 잘 표현한다.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의 한 종류다.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병 안에 기포와 거품을 지니고 있다. 다들 그 명성은 잘 알고 있지만 ‘가격이 비싼 와인’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할인마트나 빵집에서 대량 판매하는 저가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샴페인은 일반 스파클링 와인과는 전혀 다른, 고품질의 고가 와인이다.
‘샴페인’이란 이름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프랑스 내에서도 샹파뉴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이라고 한다. 스페인의 카바나 독일의 젝트, 이탈리아의 스푸만테도 스파클링 와인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샴페인 제조방식을 알고 나면 가격이 비싼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먼저 ▲포도품종 제한 ▲지역 내 포도 사용 ▲15개월 이상 숙성 등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는 ‘샹파뉴 방식’을 꼽을 수 있다.
2차 병 숙성도 특징이다. 효모찌꺼기 모으기(리들링)와 제거(데고르주망), 와인과 당 보충(도사주)까지 손이 많이 가고 공정이 복잡하니 생산 단가도 높다.
반면 ‘샤르마 방식’은 대형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진행, 거품을 얻는다. 덕분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 스푸만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1차 발효 후 거품을 인위적으로 주입해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은 훨씬 더 저렴하다.
샴페인 병 라벨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논 빈티지(NV)는 각기 다른 해에 생산된 와인을 블렌딩해 만들었다는 의미. 샴페인의 80% 정도가 NV에 해당한다.
반면 빈티지 샴페인은 포도 수확한 해에 만든 와인이다. ‘밀레짐’으로 표기하고, 가격도 비싸다. 또 블랑드 블랑은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로, 블랑드 누아는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 피노 그리로 만들었다는 의미다.
끝으로 전체 샴페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뤼(brut)나 브뤼 나튀르(brut nature)는 단맛이 없다. 드미섹(Demi-Sec)과 두(Doux)는 단맛이 강한 스타일이다.
요즘 뜨는 샴페인 두 종류를 소개한다. 먼저 우리나라 최초 샴페인 브랜드 ‘골든 블랑’. 프랑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 드링크인터내셔널(회장 김일주)의 자회사에서 납품받아 판매한다.
그중 ‘골든 블랑 5스타’는 36개월 이상 숙성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섬세한 풍미가 특징. 버블도 오래 지속돼 연말연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피노 누아 100% 사용, 첫 모금부터 사과 등 여러 과일 향을 잡을 수 있다.
다음은 ‘로랑 페리에 그랑 시에클 N26’.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올해 최고 와인’으로 선택한 샴페인이다. 놀라운 질감과 깊은 맛, 복합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
이번 그랑 시에클 N26은 샤도네이 58%, 피노 누아 42% 비율로 블렌딩, 10여 년의 긴 숙성과정을 거쳐 출시됐다. 버섯을 곁들인 가금류(닭, 오리 등)는 물론, 숭어 등 겨울이 제철인 어류와 함께 맛보기를 권한다.
봄인가 싶어 돌아보면 어느새 가을이고, 겨울이다. 샴페인 한 잔으로 아쉬움 가득한 시간을 달래보면 어떨까.
김동식 와인 칼럼니스트, 국제와인전문가(WSET Level 3) juju4333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