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바이오디젤 제조사 DS단석, 올해 IPO 마지막 대어 [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바이오에너지부터 배터리 재활용까지 친환경 사업 확장하며 작년 매출 1조 돌파
공모자금으로 2차전지 재활용 사업 본격화…구주매출 비중 35% 흥행 걸림돌




자원순환 전문기업 DS단석(옛 단석산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선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마지막 ‘대어’다. 바이오에너지와 배터리,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을 하는 회사로 시가총액 5000억원에 도전한다. 증권가는 친환경 사업의 성장성이 높고 공모주 시장이 호황을 보여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디젤 국내 1위

1965년 ‘노벨화학공업사’로 출발한 DS단석은 바이오디젤 생산부터 배터리 재활용까지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한다. 2007년 폐식용유를 신재생 연료로 재활용하는 바이오디젤을 제조하며 친환경 사업에 진출했고 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사업부는 바이오에너지, 배터리 리사이클,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3개로 나뉜다. 주력은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바이오에너지 사업이다. 바이오에너지는 사용처에 따라 차량용(바이오디젤), 발전용(바이오중유), 선박용(바이오선박유)으로 구분된다. 이 회사는 차량용 연료는 국내외 정유사에, 발전용 연료는 발전소에 판매하고 있다.

DS단석은 국내에선 가격 경쟁력으로, 해외에선 품질로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에선 정유 4사인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에너지, S-Oil이 진행하는 연간 입찰을 통해 납품량을 수주하는 구조여서 가격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 회사는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에서 바이오디젤을 제조하는 8개 회사 중 생산 능력 1위로, 연간 30만 톤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정유사 납품 시장의 점유율은 15% 수준으로 업계 3위다. 바이오중유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해외시장에선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을 내세웠다. 미국과 유럽은 원료의 수급부터 바이오디젤 생산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량의 검증 등을 증빙하고 증명하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공급사를 선정한다.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2011년부터 바이오연료 인증팀을 운영해 바이오연료 인증을 획득했고 2012년부터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14만 톤의 바이오디젤을 수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바이오디젤 전체 수출 물량의 71%를 점유했다. 상장 후엔 차세대 바이오연료로 주목받는 수처리 식물성 오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2차전지 재활용 시장 진출

DS단석은 앞으로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확산에 따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폐납축전지(폐배터리)를 수집하고 재생연(금속 납)을 제조해 국내외 주요 배터리 제조회사에 판매한다.

재생연 사업은 주원료인 폐배터리를 부수는 파쇄기기와 폐납을 녹여서 환원하는 제련로, 정련을 위한 캐틀 설비 등이 필요하다. 이 밖에 폐기물인 황산을 처리하는 폐수처리 설비와 대기오염방지 설비 등의 환경오염 방지 설비가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하기 때문에 초기 설비 투자비가 많이 든다. 이런 이유로 국내 납 시장은 소수 업체 간 독과점 시장이 형성돼 있다. 회사 측은 “전 세계적으로 납을 비롯한 유해물질의 환경규제는 강화되고 신규 허가를 받기 어려워 납축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다”며 “팬데믹 기간 해외 부실기업이 퇴출당하면서 납 공급업체들의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사업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폴리염화비닐(PVC) 안정제를 만드는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도 매출 기준 국내 4위다. 석유정제 산업에서 추출한 납사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가공 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첨가제를 제조한다. 고객사는 LX하우시스, KCC, 현대L&C, 금호석유화학 등 대기업과 영림화학, 윈체, PNS더존샤시 등이다. 첨가제는 PVC 가공 시에 들어가는 복합 안정제, 단일 납계 안정제와 스판덱스 등 섬유 원사 가공 시에 핵심 원료로 사용되는 하이드로탈사이트가 있다. DS단석은 PVC 안정제 구성 요소 중 약 50%에 해당하는 원재료를 직접 생산해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에서는 송원산업, 선경화성, 신원화학 등 3개 사와 경쟁하고 있다.

최근엔 DS이앤이를 인수하고 고순도 플라스틱 선별 기술을 확보했다. 플라스틱 생산기술과 폐플라스틱 선별 능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재활용 플라스틱 수자(PCR)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납배터리 리사이클링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폐리튬이온배터리(LIB)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NCM(망간·니켈·코발트) 전구체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5월 90억원을 들여 LIB 리사이클링 군산 1공장을 착공했고 내년부터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추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매출 1조 돌파…몸값 5000억원 도전

DS단석은 친환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실적이 성장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1337억원, 영업이익은 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6%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매출은 8111억원, 영업이익은 653억원을 올렸다. 상장 후 700억원대의 공모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을 최대 5200억원으로 제시했다. 바이오에너지 부문은 애경케미칼과 제이씨케미칼, 배터리 리사이클 부문은 고려아연과 영풍,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 부문은 송원산업과 케이디켐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8.17~15.54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6151억원으로 평가했다. 공모가는 주당 평가액 10만4953원에서 15.2~24.7% 할인해 7만9000~8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630억~5216억원이다.

이 회사는 이번 상장으로 122만 주를 공모한다. 이 중 80만 주가 신주 모집, 42만 주가 구주 매출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12월 11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증권가는 구주 매출 비중이 34.4%로 높다는 점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주주인 스톤브릿지에코 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보유 중인 주식 151만 주 중 42만 주를 처분하고 나머지 지분은 3~6개월 의무보호예수를 걸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투자금 8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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