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 AI·로봇·자율운항 등 미래 사업 개척한 ‘차세대 리더’ [2023 올해의 CEO]
입력 2023-12-25 06:25:01
수정 2024-06-11 18:35:45
제조 부문 올해의 CEO
[2023 올해의 CEO]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023년 11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간 정 부회장은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을 거치며 그룹의 체질 개선과 위기 극복에 힘써 왔다.
수소와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운항, 전동화 기술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하며,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AI와 전동화 분야 초격차 기술 선점과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 12월과 2023년 11월 서울대와 함께 진행한 ‘HD현대 & SNU AI 포럼’이 대표적이다.
올해 1월에는 AI센터를 발족시켜 AI 기술 고도화에 나섰고, 9월에는 국내 대학생과 대학원생,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해커톤 대회 ‘AI 챌린지’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계열사별로 있던 전동화 연구조직들을 ‘전동화센터’로 통합해 무탄소 전기추진 선박과 굴착기 개발 등 핵심 사업 전동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친환경 사업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인도 현장을 직접 찾아 HD현대의 뛰어난 친환경 선박 기술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11월 엘코젠(Elcogen AS)과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 엔진, 연료전지, 자율운항 선박기술 전반을 직접 챙겼다.
2024년 1월 개최되는 ‘CES 2024’에서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선보이며 육·해상을 아우르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로서의 HD현대의 비전과 혁신 전략을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CES 2023’에서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주요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사업협력에서 강한 리더십과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5년 상무 시절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합작조선소 IMI의 건립을 주도했는데, 이 인연은 2019년 아람코의 HD현대오일뱅크에 대한 1조4000억원 투자로 이어졌다.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 체결을 이끌고, 2022년 11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직접 만나 양자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에는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사우디 산업광물부 장관을 만나 사우디와 진행 중인 합작조선소, 선박엔진 공장, 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의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현재 HD현대는 사우디 동부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연간 40척 이상의 선박 건조가 가능한 IMI 합작조선소를 건립 중이며 2024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IMI 바로 옆 부지에 건설 중인 선박 엔진합작사 ‘마킨’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힘센엔진을 2025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전방위적인 글로벌 광폭 세일즈도 펼쳤다. 올해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 참석해 싱가포르 EPS, 그리스 캐피털과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에 대한 건조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용 암모니아 이중연료추진 시스템, 암모니아 벙커링선 등에 대한 기술인증 과정 전반을 직접 챙겼다. 6월에는 노르시핑 전시회를 찾아 글로벌 선사 및 해운 관계자들과 협력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