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회장, 대우건설과 동행 2년 차 맞아 ‘외형성장·내실경영’ 달성[2023 올해의 CEO]

건설 부문 올해의 CEO

[2023 올해의 CEO]
약력: 1968년생. 호남대 행정학과. 조선대 명예 경영학 박사. 2013년 광주FC 대표이사. 2019년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장. 2020년 헤럴드 회장. 2020년 중흥그룹 부회장. 2022년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2023년 대우건설 회장(현)


올해 건설·부동산 시장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사다난했다. 고금리 여파로 분양시장엔 찬바람이 불었고 건설 수주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건설 불경기 속에 ‘다윗과 골리앗’의 결합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던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결과는 어땠을까?

대우건설은 ‘글로벌 E&C 리더’를 꿈꾸는 해외사업에 강점이 있는 건설사로 2010년대 중반 중동지역 저가수주에 따른 대규모 손실로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을 정리할 때도 그 끈을 놓지 않았다.

중흥그룹 인수 후 대우건설은 ‘1호 영업맨’을 자청한 정원주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세계경영’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나이지리아, 베트남, 필리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정상급 지도자들을 연달아 예방하며 글로벌 수주 확대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오만 두쿰 정유시설 건설현장을 방문해 중동시장 수주 전략을 직접 점검하고 현장 임직원을 격려했다. 5월에도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해 국가최고지도자 겸 인민의사회 의장과 대통령을 잇달아 예방하고 기존에 MOU를 체결한 비료공장 건설사업 진행 사항을 논의하는 한편, 현지에서 추진 중인 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참여 의사도 전달한 바 있다. 5개월 뒤인 10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 재방문을 통해 지사 개소식에 참석하고, 비료공장 사업 수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선보이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원주 회장의 대외 활동이 해외 주요 정상급 지도자 및 사업 파트너 면담에서 신뢰도와 협상력을 강화해 신규시장 개척 및 거점시장의 저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올해 2월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Kaduna Refinery Quick Fix PJ)’를 5억8918만 달러(약 7255억원)에 계약하며 마수걸이 수주를 달성했으며 3월에도 리비아에서 7억9000만 달러(약 1조500억원) 규모의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10월에는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알포 컨테이너 터미널 상부시설 연약지반 개량공사를 수주했다.

그 결과 대우건설은 올 3분기까지 2조4061억원의 해외수주 성과를 거뒀다. 이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인 1조8000억원을 133.7% 초과달성한 규모다. 게다가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공사의 연내 수주가 확정되면 역대급 해외수주 실적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대우건설의 3분기 누적 신규 수주액은 9조189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수주목표인 12조3000억원의 73.3%를 달성했고,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45조5455억원에 달해 연간 매출액 대비 4.4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시공권 확보가 유력한 해외 주요 사업지들을 감안하면 수주잔고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리비아 재건사업,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 추가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올초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한 나이지리아에서도 추가 프로젝트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간의 재무성과도 고무적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3분기 부채비율 176.6%를 기록하며 중흥 인수전인 2021년 말 225.1%보다 48.5%포인트 낮추는 데 성공했다. 국내 건설시장 불황을 대비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등 체질개선을 시도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업계 톱티어(Top-tier)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7조2109억원) 대비 23.0% 증가한 8조86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인 10조9000억원의 81.4%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132억원) 대비 13.9% 증가한 5846억원,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3964억원) 대비 4.0% 증가한 4122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침체 국면에서도 가히 호실적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긍정적인 변화 속에 대우건설은 7월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보다 3계단이나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부문별 평가 중 신인도 평가에서 총 1조4822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등극했다. 전년(1조1549억원) 대비 약 28%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 부문에서는 4조7684억원의 기성액을 달성하며 2년 만에 1위를 탈환해 주택명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기업인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의사결정이 이전보다 빨라지면서 시장에서 좀 더 유연하고 민첩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국내 건설경기 침체, 부동산 시장 위축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을 이어간 대우건설의 경영전략이 앞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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