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7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의 주가가 올해 평균 75% 상승하며 미국 증시를 이끌었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 제목에서 따온 말로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 마이클 하트넷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알파벳(구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7개 기업이 AI 열풍 속 거침없이 질주하는 상황을 빗대 처음 사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분야를 선도하는 이들 7개 빅테크 주가는 올해 75%가량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르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올해 S&P500지수 상승률은 23%였으며, 이 중에 나머지 493개 기업 상승률은 12%에 그치고 있다. 493개 기업은 사실상 매그니피센트 7의 활약에 편승했을 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매그니피센트 7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월 15%에서 6년여 만에 2배로 확대됐다. 전 세계 투자 가능한 주식 시장의 약 85%를 커버하는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의 비중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중을 합친 것보다 크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245% 급등해 반도체 업체 중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메타(182%), 테슬라(135%), 아마존(80%), 애플(58%), 알파벳(57%), 마이크로소프트(56%)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S&P500지수 상승의 주역…美 증시 시총 30% 차지
가장 주목받은 건 시총 1조 달러를 넘기며 미국 기술주 랠리를 이끈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181억2000만 달러(약 23조4700억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593% 늘어난 4.02달러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AI용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14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9% 급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최대 고객들이 AI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정부의 일부 지역 수출 규제가 4분기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는 지난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함께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금지된 21개국 등에 대한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수출도 통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통제를 받는 중국과 기타 지역의 매출이 지난 몇 분기 동안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20∼25%를 차지했다”며 “4분기에는 이들 지역의 매출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지역의 강한 성장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메타도 3분기 호실적을 냈다. 매출 34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EPS도 4.39달러로 168% 증가했다. 온라인 광고 매출이 개선된 영향이다.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온라인 광고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춰 상품을 홍보하는 타깃광고의 효율성을 높인 덕분이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1431억 달러(약 19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EPS는 0.94달러(1276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 1414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99억 달러로 전년 동기(29억 달러) 대비 3.4배로 뛰었다.
영업이익도 112억 달러로 1년 전 25억 달러 대비 대폭 증가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 웹서비스(AWS) 매출이 231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광고수익이 121억 달러로 25% 증가했다.
엔비디아 ‘AI 붐’ 타고 시총 ‘1조 달러 클럽’ 입성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매출 565억2000만 달러, 영업이익 269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25%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22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EPS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한 2.99달러를 기록했다.
애저(Azure) 서비스 등 AI와 관련한 지능형 클라우드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부문에서 242억6000만 달러(약 32조6904억원)를 벌어들이면서 연간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생성형 AI와 관련한 투자와 관심이 급증하면서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4년 넘게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56% 상승하며 수혜가 집중됐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속에 1년 새 기업가치가 3배로 늘어나며 860억 달러(112조원)에 달했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23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월가의 평균 예상치인 241억 달러에 못 미쳤다. EPS는 0.66달러로 시장 예상치(0.74달러)를 밑돌았다. 올 들어 마진 축소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지속했음에도 자동차부문 매출이 극적으로 늘어나지 않은 영향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100%가량 상승했지만 월가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생산 지연, 유럽의 보조금 삭감이 전기차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일부 모델의 2024년 정부 보조금 혜택이 줄면서 판매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의 4분기 이익 전망치는 1년 전보다 55%나 하향 조정됐고, 2024년 이익 기대치는 43% 낮아졌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3분기 매출이 766억9000만 달러, EPS가 1.5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759억7000만 달러와 1.45달러를 넘어서는 호실적이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부문은 596억5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약 10% 늘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84억1000만 달러로 22%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86억4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그니피센트 7의 2024년 실적은 AI 분야에서의 수익 창출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빅테크 기업은 AI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증가했으나 이 중 엔비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아직 AI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7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의 주가가 올해 평균 75% 상승하며 미국 증시를 이끌었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 제목에서 따온 말로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 마이클 하트넷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알파벳(구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7개 기업이 AI 열풍 속 거침없이 질주하는 상황을 빗대 처음 사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분야를 선도하는 이들 7개 빅테크 주가는 올해 75%가량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르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올해 S&P500지수 상승률은 23%였으며, 이 중에 나머지 493개 기업 상승률은 12%에 그치고 있다. 493개 기업은 사실상 매그니피센트 7의 활약에 편승했을 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매그니피센트 7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월 15%에서 6년여 만에 2배로 확대됐다. 전 세계 투자 가능한 주식 시장의 약 85%를 커버하는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의 비중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중을 합친 것보다 크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245% 급등해 반도체 업체 중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메타(182%), 테슬라(135%), 아마존(80%), 애플(58%), 알파벳(57%), 마이크로소프트(56%)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S&P500지수 상승의 주역…美 증시 시총 30% 차지
가장 주목받은 건 시총 1조 달러를 넘기며 미국 기술주 랠리를 이끈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181억2000만 달러(약 23조4700억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593% 늘어난 4.02달러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AI용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14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9% 급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최대 고객들이 AI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정부의 일부 지역 수출 규제가 4분기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는 지난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함께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금지된 21개국 등에 대한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수출도 통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통제를 받는 중국과 기타 지역의 매출이 지난 몇 분기 동안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20∼25%를 차지했다”며 “4분기에는 이들 지역의 매출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지역의 강한 성장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메타도 3분기 호실적을 냈다. 매출 34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EPS도 4.39달러로 168% 증가했다. 온라인 광고 매출이 개선된 영향이다.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온라인 광고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춰 상품을 홍보하는 타깃광고의 효율성을 높인 덕분이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1431억 달러(약 19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EPS는 0.94달러(1276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 1414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99억 달러로 전년 동기(29억 달러) 대비 3.4배로 뛰었다.
영업이익도 112억 달러로 1년 전 25억 달러 대비 대폭 증가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 웹서비스(AWS) 매출이 231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광고수익이 121억 달러로 25% 증가했다.
엔비디아 ‘AI 붐’ 타고 시총 ‘1조 달러 클럽’ 입성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매출 565억2000만 달러, 영업이익 269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25%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22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EPS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한 2.99달러를 기록했다.
애저(Azure) 서비스 등 AI와 관련한 지능형 클라우드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부문에서 242억6000만 달러(약 32조6904억원)를 벌어들이면서 연간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생성형 AI와 관련한 투자와 관심이 급증하면서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4년 넘게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56% 상승하며 수혜가 집중됐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속에 1년 새 기업가치가 3배로 늘어나며 860억 달러(112조원)에 달했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23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월가의 평균 예상치인 241억 달러에 못 미쳤다. EPS는 0.66달러로 시장 예상치(0.74달러)를 밑돌았다. 올 들어 마진 축소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지속했음에도 자동차부문 매출이 극적으로 늘어나지 않은 영향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100%가량 상승했지만 월가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생산 지연, 유럽의 보조금 삭감이 전기차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일부 모델의 2024년 정부 보조금 혜택이 줄면서 판매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의 4분기 이익 전망치는 1년 전보다 55%나 하향 조정됐고, 2024년 이익 기대치는 43% 낮아졌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3분기 매출이 766억9000만 달러, EPS가 1.5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759억7000만 달러와 1.45달러를 넘어서는 호실적이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부문은 596억5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약 10% 늘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84억1000만 달러로 22%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86억4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그니피센트 7의 2024년 실적은 AI 분야에서의 수익 창출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빅테크 기업은 AI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증가했으나 이 중 엔비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아직 AI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